도시바-웨스턴디지털 수뇌부 회동…반도체 매각 급물살 타나

입력 2017-05-2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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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와 미국 반도체회사 디지털웨스턴(WD) 수뇌부가 24일(현지시간) 전격 회동한다. 양측이 도시바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이번 수뇌부 회동이 대립 해소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티브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일본에서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시바와 협력 관계에 있는 WD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매각하는 것은 협력 계약 위반”이라며 사실상 매각과 관련해 독점 협상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도시바 측은 “WD에 매각 절차 중지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는 현재 미에현 욧카이치공장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시바와 WD 수뇌부 회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두 수장은 지난 10일에도 만났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14일 WD는 국제상업회의소(ICC)에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매각을 막아달라며 중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ICC 중재요청으로 사실상 WD가 잠재적인 잠재 입찰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2차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동요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도시바 측은 WD에 중재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합의점을 찾기 위한 접촉을 타진해왔다.

지난 19일 마감한 2차 도시바 반도체 매각 입찰에서 SK하이닉스와 손잡은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탈은 도시바 본사 등이 참여할 수 있는 경영자 매수(MBO)를 제안했다. 베인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51% 이상을 도시바 메모리에 출자하고, 나머지는 도시바 측이 보유하는 형태를 취한다는 이야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은 2조2000억 엔의 가격을 제시했다. 또 미국 투자펀드 KKR과 대만 홍하이정밀공업도 파격적인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계열인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도 참가 의향을 전달했다. 반면 WD는 입찰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WD가 제3자에의 매각에 반대해 입찰 자체를 부정해왔기 때문.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회동에서 WD가 개별적으로 출자 협상을 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WD가 제시하는 금액은 도시바가 원하는 2조 엔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신문은 내다봤다.

신문은 WD는 도시바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미에현 욧카이치의 반도체 메모리 공장의 틀을 유지하고자 일정한 양보를 검토하면서도 도시바 측이 어디까지 양보할지 접점을 찾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타협이 이뤄진다면 매각 절차가 진전을 볼 가능성이 있지만 2차 회동이 결렬로 끝난다면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을 통해 회사를 재건한다는 도시바의 구상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시바는 2차 입찰을 마감했지만, 도시바는 높은 가격을 써낸 기업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라 응찰 기업 중 유력 후보가 나타나지 는다면 사실상 3차 입찰을 오는 6월 실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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