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中企업무 내주는 산업부 ‘허탈’

입력 2017-05-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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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에 통상업무, 중소벤처기업부에 중기업무 이관...사실상 조직 반토막

중소벤처기업부 승격과 통상 기능의 외교부 이관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 개편안이 마련되면서 산업통상자원부가 대폭 축소된다. 이르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산업부 직원들은 실망감에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연수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중소벤처기업부 승격, 통상 기능의 외교부 이관, 소방과 해경의 분리 독립 등 3가지 정부조직 개편안을 6월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조직 개편안이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면 산업부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을 맡아온 통상교섭실 등을 통째로 4년 만에 외교부로 돌려보내고, 산업정책의 일부도 중소벤처기업부에 떼 주게 돼 중소 부처로 전락이 불가피하다. 사실상 조직이 반 토막 날 가능성이 커진다.

산업부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통부의 IT 육성 정책을 흡수해 지식경제부로 확대·개편한 뒤,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부에 있는 통상 기능까지 흡수하면서 지금의 조직 형태 모습을 갖췄다. 하지만 산업부는 ‘통상’을 떼고 ‘산업자원부’로, 외교부는 다시 외교통상부(외통부)라는 이름으로 복원될 전망이어서 부처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통상 업무를 담당해 온 공무원들은 앞으로의 거취 문제에 한숨지었다. 외교부로 옮겨 갈 경우 비(非)외무고시 출신에 대한 차별이 존재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외교부는 한미 FTA 재협상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압박 등 통상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외교와의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산업부는 외교부에서 산업적인 시각보다 정무를 우선으로 보고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미 FTA 재협상 등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경우 혼란이 불가피해 통상 현안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산업부의 역할과 위상이 축소된 데 대해 한 경제부처 관료는 “수출이 잘 된다지만 세계적인 저성장 추세에서 국민에게 다가오는 것은 일자리 문제”라며 “마치 산업부가 대기업의 편이 돼 중소기업이 어렵게 된 것처럼 이분법적인 논리로 보는 인식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산업부가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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