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첫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 트럼프의 맏딸과 부인이 함께했는데 두 사람의 패션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고 24일 BBC가 보도했다.
트럼프의 맏딸인 이방카와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모두 검은 미사보를 쓰고 바티칸을 찾았다. BBC의 북미 전문 편집자인 존 소펠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히잡을 쓰지 않았던 멜라니아가 바티칸에서는 미사보를 썼다”며 “이것은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BBC의 데이비드 윌리 편집자는 “그것은 백악관이 예전부터 교황을 만날 때 항상 엄격한 복장 규정을 지켜왔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멜라니아는 지난 20일 사우디를 방문했을 당시 히잡을 쓰지 않았다. 사우디에서 여성은 반드시 히잡을 써야 하지만 외국인 여성은 히잡 착용에서 자유롭다. 다만 멜라니아는 검은색 긴 원피스를 입어 이슬람 여성이 입는 의상을 연상케 했다. 사우디 측에서는 트럼프 부부의 방문에 특별히 복장 가이드를 제시하지 않았다.
멜라니아는 바티칸을 찾으며 검은색 드레스와 검은 미사보를 써 예의를 갖췄다. 미국 영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 로라 부시, 힐러리 클린턴 모두 검은색 옷을 입고 바티칸을 방문했었다. 그러나 모든 나라의 정상이 바티칸을 찾을 때 검은 옷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 2006년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의 부인 셰리 블레어는 하얀색 옷을 입고 바티칸을 방문했다. 찰스 영국 왕세자의 부인 카밀라 콘월 공작부인도 지난 4월 금색 옷에 미사보를 쓰지 않고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났다. 당시 바티칸 대변인은 “최근 몇 년간 복장 규정이 느슨해진 편”이라고 설명했다.
BBC는 멜라니아와 더불어 유대교로 개종한 딸 이방카도 검은 옷을 입고 미사보를 썼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방카는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와 결혼하면서 유대교로 개종했다. 쿠슈너가 유대인이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3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와 교황은 종교 간 대화와 평화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맏딸 이방카 등이 함께 교황과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교황은 멜라니아에게 “남편을 위해 포티카를 해주는가?”라고 농담을 던졌다. 포티카는 멜라니의 고향인 슬로베니아에서 즐겨 먹는 땅콩이 들어간 케이크다. 멜라니아는 “맞다”고 웃으며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