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5일 여민관 3층 소회의실에서 첫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문 대통령이 격의 없는 토론을 하고자‘받아쓰기’, ‘계급장’, ‘결론’이 없는 ‘3無’회의로 진행됐다. 참석자는 대통령과 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경호실장 등 청와대 4실장과 수석비서관·보좌관·국가안보실 1·2차장 등 총 18명이다.
수석·보좌관회의는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가 다시 복원되면서 정책실장 산하에 차관급인 경제보좌관과 과학기술보좌관 설치에 따른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첫번째 수석보좌관 회의지만 저로서는 10년 만에 수석보좌관 회의라 여러모로 감회가 깊다”면서 “청와대가 대한민국 국정을 놓고 볼때 머리라고 생각한다면 수석보좌관 회의는(안들림) 중추라고 볼 수 있다”고 감회를 나타냈다.
이날 회의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은 “대통령 지시사항에 이견을 말해도 되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격의 없이 토론이 이뤄지지 않으면 잘못된 지시가 나가 버릴 수 있다”며 “(이 자리가) 잘못된 방향에 대해 한번은 바로 잡을 수 있는 최초의 계기여서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해야할 의무다”고 강조하며 웃음을 지었다.
또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를 매주 월요일 오후와 목요일 오전에 정례화하는 방침을 세웠다,
문 대통령은 “월요일 일찍 회의를 하면 실무진은 일요일날 특별 근무를 하게 될 수 있어 오늘처럼 목요일 회의는 10시 30분에 하고 월요일은 오후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당분간은 제가 주재하고, 정착되면 한 번은 제가 하고 한 번은 비서실장이 주재하도록 하고 비서실장도 안 되면 정책실장이 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회의가 당분간 새 정부 정책 현안과 문 대통령의 혁신 관련 사항과 시스템 개선 관련 사항 등 ‘대통령 어젠다’를 주요 의제로 삼아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도입했던 ‘분권형 국정운영’ 모델을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강조했던 만큼 향후 정책중심 의제는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분권형 국정운영 방안을 거론하자 이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17일 자신과 만나 “참여정부 시절 성공적으로 됐던 모델을 한 번 생각해 보자”며 “책임총리제를 잘하겠다고 밝혔다”고 답변한 데서 수석·보좌관회의 성격이 잘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국무총리가 임명되면 정책현안은 국무총리가 담당하고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일정·행사와 관련한 계획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주요 정책은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참여하는 별도의 회의에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