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이 4파전으로 좁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도시바는 25일(현지시간) 주거래 은행단 설명회를 열고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매각 현황과 관련해 총 4곳의 기업이 응찰했다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입찰 기업은 미국 투자펀드 KKR과 한국 SK하이닉스, 미국 브로드컴과 대만 혼하이정밀공업 등 총 4곳이다. 모두 시장에서 예상했던 기업이다. 도시바는 응찰 기업 중 2조 엔 이상을 써낸 곳도 있다면서 구체적인 인수 제안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 4개 기업과는 별도로 도시바와 제휴 관계에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도 개별적으로 매각 협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앞서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 수뇌부는 전날 만나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둘러싼 갈등을 봉합했다. 그간 제3의 회사에 매각을 반대하며 인수 독점교섭권을 주장했던 웨스턴디지털은 이 자리에서 협력의 자세로 돌아서 2조 엔(약 19조9992억원)에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메모리 매각과 관련된 이견으로 극도로 대립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15일 이 사안을 놓고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에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은행단 설명회에서 도시바 측은 웨스턴디지털에 매각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입찰 기업 명단이 드러나면서 이제 최종 매각 대상자 선정에서 독점금지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각국의 독점금지법 등의 심사를 거쳐 내년 3월 말까지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와 웨스턴디지털 등은 동종 업체로 도시바의 지분 인수가 독점금지법 위배되는지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한편 도시바는 2차 입찰을 마감했지만 높은 가격을 써낸 기업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응찰 기업 중 유력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사실상 3차 입찰을 오는 6월 실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