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 공청회서 한국철강 난타...韓 기업, 적극 해명

입력 2017-05-26 10:29 수정 2017-05-2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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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기업 입장 전달이 효과적 판단...정부 입장 별도 제출 할것”

미국 상무부가 최근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 수입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개최한 공청회에서 한국 철강업계에 대한 비판과 철강 수입을 제한해 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정부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반덤핑 최종 판정을 통해 마진율을 인상한 바 있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24일(현지시간) 철강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미국 철강업계와 정치권은 공청회에서 한국을 비롯한 국가들의 덤핑으로 안보에 중요한 철강 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즉각적인 수입 제한 조치를 요구했다.

미국 철강업체인 US스틸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원유, 천연가스 채취에 사용되는 유정용강관(원유나 천연가스 채취에 쓰이는 고강도강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철강노조의 레오 제러드 위원장도 “한국이 유정용강관 제품을 덤핑하는 바람에 미국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외국 업체들에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인데 우리는 그걸 공짜로 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시 캡터 오하이오주 하원 의원은 “중국과 한국, 러시아, 인도 등 국내 철강 생산에 피해를 주는 모든 국가에 대해 당장 보복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이에 대해 6월 말까지 조사를 마친다고 답했다.

이날 중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공격 대상이 된 주요 철강 수출국은 정부 관계자가 직접 공청회에 참석해 자국 기업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했지만, 우리나라는 정부 관계자가 발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가 공청회에 직접 나설 경우 오히려 미국 측의 반감을 일으킬 수 있고 기업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며 "발언시간이 제한돼 브라질, 독일, 캐나다, 일본 정부도 공청회에서 발언하지 않았다. 정부 입장은 미국 상무부에 별도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대표는 미국의 국가 방위와 안보에 필요한 철강은 이미 전량 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철강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현대제철 미국법인과 TCC동양의 미국 합작법인인 OCC 경영진이 발언했다.

이병배 현대제철 미국법인장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기아차 미국 공장 등에 2021년까지 3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점을 언급하며 “이런 투자 계획은 현대제철과 미국 업체로부터 냉연 강판을 구매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마련됐다. 현지 조달만으로는 충분한 고품질 냉연 강판을 확보할 수 없다”고 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정부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 차원에서도 통상 리스크 대비를 위해 민간 통상 채널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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