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에서 아침을’도 이젠 옛말...장기 실적 부진에 이름값 못하는 ‘티파니’

입력 2017-05-2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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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1962)’ 인기와 함께 명성을 이어온 고급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가 장기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어닝 쇼크로 9% 주저앉은 티파니 주가는 25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법 했음에도 불구하고 1% 반등에 그쳤다. 티파니는 24일 올 2~4월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8억9900만 달러, 순이익은 2% 증가한 9200만 달러였다고 발표했다.

기존점 매출은 3% 감소하며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기존점 매출은 미국 뿐 아니라 아시아, 특히 마니아 층이 두터운 일본에서까지 줄었다. 심각한 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부진이다. 2~4월 미국 기존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했고, 매출도 3% 줄어든 3억9200만 달러에 그쳤다. 마크 애런 티파니 부사장은 24일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현지 고객과 관광객 모두 수요가 약했다”고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도 이젠 먼 옛날의 이야기라며 그 시대는 끝이 났다고 말한다. 미국 뉴욕에 사는 한 여성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브랜드로 장사하는 건 구식”이라며 명품 브랜드를 기피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여성은 “주위 사람들에게 티파니 제품이라고 말해도 아무도 관심이 없다”고 했다. 실제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무대가 됐던 뉴욕 5번가 플래그십 매장을 보면 고객 대부분이 빈손으로 나간다고 한다. 이곳은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곳.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후 티파니 플래그십 매장과 인접한 트럼프타워에 대한 경비가 강화하면서 고객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이곳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나 줄었다.

올 2월에는 프레드릭 쿠메널(57)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럼에도 행동주의 주주들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티파니의 인기는 꾸준하지만 최근에는 디자인보다 브랜드 밸류에 기대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RBC캐피털마켓은 24일 티파니의 실적 발표 후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기존 93달러에서 88달러로 하향했다. RBC의 브라이언 투닉 애널리스트는 “세계 명품 브랜드 업체의 주가가 개선되는 추세에 있는 가운데 티파니는 모멘텀에서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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