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카드사 ‘블록체인’ 빅뱅

입력 2017-05-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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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인프라 부상

금융권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블록체인 기술이 뜨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 보험, 카드사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준비 중이다.

금융권이 블록체인 기술을 주목하는 이유는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정보 저장 방식이 중앙 집중이 아닌 분산형인 만큼 보안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획기적인 기술은 분명하나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한다는 관점에서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에 열광하는 이유 = 블록체인은 금융 거래를 기록하는 일종의 ‘분산 장부’이다. 금융 거래정보를 특정 기관의 중앙 서버가 아닌 개인 간 거래(P2P) 네트워크에 분산해 참가자가 공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출현한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을 예로 들면, 거래 시 은행 등 제3기관이 불필요하고 정보가 분산돼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약 특정 해킹 등 문제가 생겼더라도 서로 연결된 수많은 블록을 통해 찾아낼 수 있어 사후 대응이 편리하다.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크게 퍼블릭(public) 블록체인과 프라이빗(private) 블록체인으로 나눌 수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이 작동하는 블록체인은 모두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한 가상화폐이다.

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특정한 기관, 업체들이 자신들의 목적과 특성에 맞게 설계한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거래에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보안성이 향상된 분산 데이터 구조이며 우수한 투명성과 안전성, 높은 효율성 등이 꼽힌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회사 정보 시스템의 유지·보수비용을 절감시키는 등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전담팀 신설… 블록체인 상용화 나선 은행들 = 은행권은 작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은 지난해 국제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CEV’ 멤버로 참여하는 등 세계적인 움직임과 보폭을 맞추고 있다.

더불어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범금융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17개 은행이 참여해 국내 환경에 맞는 서비스 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4월 블록체인 전담팀을 구성한 신한은행은 4개월 후인 8월에 블록체인 기반의 ‘신한 골드 안심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는 핀테크 업체 스트리미와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 송금 사업모델 개발을 논의 중이다.

국민은행은 작년에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거래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해외 송금 시 기존 SWIFT망(중개은행을 거치는 해외 송금망)대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한 첫 사례다.

국민은행은 또 핀테크 업체 코인플러그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의 증빙자료 보관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바일 환경에서의 비대면 실명 확인, 이체내역 확인 등 정보에 대한 위·변조를 방지하고 효율적인 검사를 수행한다.

하나은행은 블록체인 상용 금융 플랫폼 개발과 이를 통한 글로벌 진출 계획을 하고 있다. 이미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R3CEV에서 국내 최초로 ‘국내 지급 결제’ 및 ‘인증’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기술검증을 완료한 상태다.

우리은행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을 경쟁 전면에 내세우며 ‘디지털뱅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블록체인 등 신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보험·카드사 개인 인증, 보험금 자동지급 등 다양 = 제2금융권도 블록체인 활용 방안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미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출시한 곳도 눈에 띈다.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는 각각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에 적극 나섰다.

기업별로 보험사 중에서는 교보생명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선도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정부가 주관한 ‘사물인터넷(IoT) 활성화 기반조성 블록체인 시범사업’의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과 IoT 간편 인증 기술을 활용해 보험계약자에게 실손보험금 등 소액보험금을 자동으로 지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카드업계에선 KB국민카드, 삼성카드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카드에 로그인하거나 신용카드를 등록할 때 공인인증서 방식 외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간편 인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공인인증서 발급 기관과 고객데이터를 주고받지 않아 개인인증 과정에서 걸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까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제휴사 로그인 자동연결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자문서 원본확인’ 업무, ‘생체정보 활용 사용자 인증서비스’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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