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팀 모힌 GRI 회장 “EU 비재무 정보 공시, 韓 기업에도 영향”

입력 2017-05-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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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모힌(Tim Mohin) GRI(Global Retail Inc) 회장이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팀 모힌(Tim Mohin) GRI(Global Retail Inc) 회장이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마치 거울과 같아서 보고서를 통해 기업은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보고서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이기도 하다. 공개하는 절차와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이라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팀 모힌 GRI회장은 한국의 지속가능경영보고 시장에 대해 “한국은 매년 보고서 발간 숫자가 늘어 지난해 GRI 기준으로 119개 기업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앞으로 발전이 큰 국가 중 하나”라며 “EU(유럽연합)가 종업원 수 500인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비재무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을 통과시킴에 따라 유럽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는 한국 제조업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율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GRI란 기업의 지속가능 보고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제기구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비재무적인 정보를 보고서로 만들 때 가장 범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GRI에서 만든 ‘GRI G4’ 가이드라인이다. GRI는 지난해 ‘GRI G4’가이드라인을 개선한 ‘GRI 스탠다드(Standard)’를 공표했다.

특히 유럽 연합(EU) 의회의 비재무 정보 공개 의무화 법안이 통과되면서, 회계연도 2017년부터 유럽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비재무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이러한 큰 변화가 유럽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아시아, 특히 한국 기업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29일 서울시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팀 모힌 GRI 회장을 만났다. 다음은 팀 모힌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팀 모힌(Tim Mohin) GRI(Global Retail Inc) 회장이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이란 기자 photoeran@)
▲팀 모힌(Tim Mohin) GRI(Global Retail Inc) 회장이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이란 기자 photoeran@)

△ 지난해‘GRI G4’ 가이드라인을 개선한 ‘GRI 스탠다드’를 발표했다. 중점을 두고 개선한 점은 무엇인가.

“이번에 개정된 GRI 스탠다드는 G4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내용에 큰 변화는 없으나 좀 더 통합되고 체계화된 구조, 단어의 명확성을 높였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변화돼 앞으로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구조가 체계화 되면서 좀 더 쉽게 향후 업데이트를 할 수 있게됐다.”

△ 유럽의회(EP)가 비재무 정보 공개 의무화를 법으로 제정했다. 유럽연합(EU)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는가.

“비재무 정보 공시 의무화법이 통과되면서 종업원 수 500명 이상의 기업은 2018년부터 이 지침에 따라 비재무 정보를 공개해야한다. 이 법안을 통해 약 6000여 개 EU기업들의 투명성과 책임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번 법 제정으로 유럽연합(EU)의 대기업뿐 아니라 가치 사슬에 함께하고 있는 EU 밖 중견· 중소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GRI도 비재무 정보 보고를 시작하는 기업들을 도울 것이다.”

△ 유럽연합(EU)의 변화가 향후 아시아 기업들, 특히 한국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예를들어 EU의 소매업체 A가 아시아 제조업체 B의 물건을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A는 EP 지침에 따라 협력업체인 B에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요청할 것이다. 아시아 제조업체 B는 EP 지침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지만 A와의 협력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재무 정보를 공시하는 보고서를 발간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유럽의 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아시아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제조업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업이 많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그러나 여전히 한국 기업들은 내부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다. 기업에게 불리한 자료는 공개하지 않는게 현실이라서 지속가능성을 판단하기에 이게 적합한 자료인가 라는 의문이 많이 든다. 한국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은 커브를 그리고 올라가는 국가다. 2009년 54개에서 2016년 119개의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고 그 숫자는 매년 늘고 있다. 아직 한국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수준에 대해 판단하긴 이른 것 같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보고서의 수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공개하는 절차와 이해관계자들의 소통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다. 한국은 향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성장률이 높은 국가이며, 수준도 더 성숙해질 것이다.”

△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는데 평균 1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양적성장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은 비용적 측면에서 작성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양적증가도 한계에 부딪히지 않을까.

“그 문제에 대해서 GRI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 말 ‘GRI SM’이라는 중소기업을 위한 항목을 출시할 예정이다. GRI G4보다 항목수가 적고 더 쉽다. 베트남과 아프리카에서는 현재 파일럿으로 적용하고 있다.”

△ 현재 사회책임 트렌드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엔(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아닌가 싶다. SDGs는 올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아젠다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전 세계 국가가 17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민간 영역이 SDGs로 이바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체가 협력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기업들이 SDGs 달성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창출하는 SDGs 관련 성과들을 공개하는 적절한 도구가 필요하다. 이에 GRI와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는 최근 기업의 SDGs 참여 활동을 보고할 수 있는 SDGs 액션 플랫폼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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