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재연되나…7월 부채 상환 빨간불

입력 2017-05-3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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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유로화 가치 하락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 출처  = AP뉴시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 출처 = AP뉴시스

그리스 재정 위기가 다시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려 하고 있다. 유로존의 채권국들이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하거나 채무를 덜어 주는 데 합의하지 못했고, 그에 따라 7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하는 데 빨간불이 켜졌다.

그리스의 유클리드 차카로토스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재정 위기를 극복할지는 채권단에 손에 달렸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차카로토스 장관은 “그리스는 25%에 달하는 실업률에 허덕이며 신음하고 있다”며 구제 금융 지원을 호소했다. 지난 22일 유로존의 그리스 채권국들이 채무 경감 방안과 추가 구제금융 지원책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탓이다. 차카로토스 장관은 동시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대상에 그리스를 포함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국채를 사서 재정 위기 극복에 도움을 달라는 것이다. 현재 ECB는 채권을 사들여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는데 그리스 국채는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매입 대상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로존은 그리스 구제 금융 지원을 놓고 대립 중이다. IMF는 유로존 채권국이 먼저 부채를 탕감해야 3차 구제금융에 참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리스의 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180%에 달하기 때문에 이를 먼저 덜어내야 지속 가능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독일과 네덜란드는 IMF가 먼저 참여를 확정해야 추가 구제 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내달 15일 룩셈부르크에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열리는데 만약 이때까지 채권단이 그리스의 추가 지원에 합의하지 않으면 그리스는 7월에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맞을 수 있다. 그리스는 7월까지 70억 유로(8조7987억 원)에 달하는 부채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7월 디폴트설 우려가 커지면서 30일 유로화 가치는 하락했다. 이날 오후 4시 50분 현재 유로·엔 환율은 전날 대비 0.76% 떨어진 123.46엔을 기록하고 있다.

공교롭게 이날 이탈리아에서 조기 총선이 시행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로존은 총체적인 불확실성을 높였다. 이탈리아 집권 민주당의 대표인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내년 5월로 예정된 총선을 오는 9월 독일 총선과 일정을 맞춰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총선에서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인 오성운동이 승리하게 되면 정치적 불확실성은 커진다. 동시에 9월에 총선을 실시하면 ECB의 양적 완화 축소 결정이 올해 가을보다 더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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