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슈 따라잡기]주택시장 가계부채 리스크 우려… LTV·DTI 규제 강화해야

입력 2017-06-0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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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 153%…규제완화 통한 주택시장 활성화 ‘경계’

2014년 하반기 이후 주택시장 개선과 더불어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했다. 2002∼2014년 중 가계부채는 연평균 7.4%씩 증가했지만,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전년 대비 10.9% 및 11.7%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가계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53.6%로 2014년 말 136.4%에 비해 2년 만에 17.2%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향후 1∼2년간 가계부채 증가세는 부동산 경기, 대출금리 상승폭, 금융회사의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태도 등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러한 요인들은 대체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다행스럽지만, 가계부채를 둘러싼 경제 여건이 앞으로 달라질 수 있고,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해 이미 가계처분가능소득 대비로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했음을 감안할 때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을 낮추어서는 안 된다.

현 상황에서 연체율, 재무건전성 등의 지표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금융시스템 리스크 측면에서는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은 금융시장 안정 및 금융회사 건전성보다는 취약계층의 부채상환 능력 유지 및 채무부담 완화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우선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에 중점을 두되, 장기적으로는 점진적인 부채감축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마련할 때에는 차주 및 금융회사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은 과다채무 측면에서, 다중채무자는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자영업자는 사업영위 측면에서 지원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특히 원리금 상환 부담이 이미 과다한 수준에 이르러 자력으로는 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한계차주들에 대한 대응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서민정책금융 강화, 신용회복지원, 개인채무자에 대한 공적 구제제도 등 금융지원 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금융지원 외에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일자리 지원과 결부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안정된 수입원이 없다면 취약계층은 반복적으로 과다채무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산층 이상 소득계층에 대해서는 신규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민간소비 증대를 제약하지 않는 수준까지 부채감축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계의 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 증가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면 결국 민간소비를 제약하게 된다. 따라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하며, 만약 주택시장 상황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억제되지 않을 경우 LTV·DTI 규제를 일률적으로 강화하거나,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서만 한시적으로 LTV·DTI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부채감축을 위해서는 원금분할 상환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소득이 불규칙한 차입자, 투자재원의 안정적 확보가 필요한 사업가 등을 제외하고는 원금분할 상환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LTV·DTI 등 거시건전성 금융정책 수단을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활용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인구구조가 변하는 상황 하에서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LTV·DTI를 활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클 가능성이 있으며, 투기적인 수요를 유발해 주택시장을 오버슈팅(overshooting)시킬 위험까지 내포하고 있다. LTV는 주택경기에 대해 순응적이기 때문에 경기진폭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료=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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