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항공승무원 역할론에 대하여

입력 2017-05-3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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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매스컴을 통해 항공기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사고를 접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크고 작은 항공기 사고는 물론, 승객의 승무원 폭행 및 소란까지.

이러한 항공 안전과 관련된 사건·사고는 국내 항공사뿐 아니라 해외 항공사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 때문에 최근 항공기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승무원의 역할론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승무원의 가장 큰 덕목이 친절한 서비스가 아니라 항공 안전과 보안에 있다는 것이다.

신입 승무원들은 항공사에 입사해 실제 비행을 하기 전 약 3~4개월에 걸쳐 입사 교육을 받는다. 이 교육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안전 교육과 서비스 교육이 있다. 그중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안전 교육이다. 항공 사고 시를 대비해 비상 탈출, 비상 착수 등을 실제 상황과 똑같이 만들어 실습한다. 또한, 화재 진압 절차와 기내 난동 승객의 단계별 대처법까지 승무원들은 실제 비행에서는 일어나지도, 그리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상황까지 대비하며 훌륭한 항공 보안관으로 거듭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실제 항공기 내 사건, 사고 및 소란이 발생했을 때 승무원이 교육받은 그대로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유인즉슨 기내 항공 보안을 책임진 동시에 유달리 항공 서비스에 눈이 높은 승객들을 만족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승객의 불만을 접수하는 컴플레인 레터는 해당 직원의 인사고과에 반영되기 때문에 난동 승객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얼마 전 있었던 K사의 기내 난동에서도 승무원의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왜 빨리 난동 승객을 제압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질타하기 전에 유독 한국 승무원들에게 기대하는 과잉 친절이 우리의 안전한 항공 여행에 방해가 되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번 돌아보았으면 한다.

박주홍 국민대 항공서비스경영 실기지도교수 겸 스탠바이캐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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