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은행들의 2007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속속 타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은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 양측은 대체적인 협상을 마무리한 채 인금인상안을 놓고 큰 시각차를 보인 채 대립하고 있다.
◆'평행선' 달리는 임금협상
지난 6일 새로 선출된 국민은행 노조 집행부는 업계 최고 수준인 정규직 7% 임금인상과 무기계약직 14%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신임 집행부가 선출된 이후 수차례 은행측에 협상을 제의했으나, 아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실시되던 이익분배제도에 대해서 은행측이 조건변경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견해차가 큰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임금 7% 인상안은 지난해 타은행에 비해 인상폭이 낮았던 것을 고려하면 결코 높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은행측은 지난 공동임금단체협상(공단협)에서 합의된 3.2% 수준이 합당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노사의 임단협이 쉽게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지난 10월 국민은행장 선임시 불거진 노사간의 갈등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은행측이 여러가지 핑계로 임단협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며 "지난 6일 행장이 보내온 노조위원장 당선축하 화환도 되돌려 보냈다"고 전했다.
◆노사불신도 '점입가경'
협상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기는 SC제일은행도 마찮가지다.
최근 7개월 동안 끌어 온 SC제일은행 노사는 최근 중앙노도위원회의 조정절차를 남겨 둔 채 총파업의 위기를 맞고 있다.
SC제일은행 노조는 "그동안 임단협 교섭을 40여 차례 가깝게 진행해 왔으나, 최근 임단협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통해서도 원만한 타결이 불가피할 경우 즉각적인 총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6개월에 걸친 노사 분규사태를 거쳐 노사가 합의한 사항을 은행측이 일방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조직개편을 강행하고 토착경영을 폐기한 글로벌 조직의 강제적 이식을 감행하며 조직 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일단 협상이 결렬된 것은 사실이나 이견을 조율해 나가는 과정인 만큼 파업이전에 합의점이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사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임단협 체결과 노사화합의 길은 그 어느 때보다도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다른 시중은행들은 공단협 합의안인 3.2% 인상안을 대체로 수용하고 새로운 화합을 다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정규직의 경우 공단협 합의 수준보다 다소 높은 3.4%,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두배인 6.8% 인상키로 했다. 그밖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도 공단협 합의 수준인 3.2%에서 결정됐다.
따라서 올 연말을 앞두고 은행권 노사간의 분위기는 임단협 타결 여부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