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세안 FTA 10년] 몰라서 못쓰는 ‘관세혜택’… 활용률은 숙제

입력 2017-06-0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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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 주요 거점 부상했지만 활용도는 52.3% 평균 이하 성적…관세적용 품목정보 기업홍보 절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수출업체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9.9%(718억6000만달러)에서 2016년 13.2%(1188억4000만달러)로 증가해 중국에 이은 2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FTA 발효 전 5위에서 세 계단 올랐다.

수출 증가율 역시 연평균 7.5% 늘어 전체 증가율(3.3%)의 2배를 웃돌았다. 이는 한국의 제1 수출시장인 중국(6.0%)보다도 높다.

아세안 무역수지 흑자는 FTA 발효 후 연 평균 20.5% 증가해 2016년에는 302억 달러 수준이다.

아세안에서도 가장 각광받고 있는 국가는 베트남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아세안 국가별 수출 비중에 따르면 베트남이 43.8%(327억달러)를 차지했고, 싱가포르(16.7%, 125억달러), 말레이시아(10.1%, 75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 구조를 살펴보면 아세안은 한국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를 수입한 뒤 이를 완제품으로 조립해 재수출하는 사례가 많다.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은 76.6%(2015년 기준)다.

아세안은‘포스트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5대 교역 시장이며, 인구 6억3200만 명, GDP 성장률 4.7%의 거대시장으로 중요도가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벗어나고자 아세안과 인도를 일본, 중국에 이은 우리나라의 무역·투자 진출시장으로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세안이 한국 수출의 주요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우리 업체의 한·아세안 FTA 활용률은 낮다. 지난해 수출 활용률은 52.3%로, 전체 FTA 수출활용률(63.8%)을 밑돌았다.

인도(65.8%)와 함께 수출 활용률이 두드러지게 낮고, 체결 후 1년 이하인 FTA를 제외하면 기체결 FTA 14건 중 10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반면, 수입 활용률은 73.5%로 수출 활용률에 비해 높은 순위인 7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평균(69.6%)을 상회하는 수치다.

아세안 수입 업자가 한국산 제품에 FTA를 활용하는 것보다 국내 수입업자가 한ㆍ아세안 FTA를 활용해 수입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것을 의미한다.

김미옥 KOTRA FTA 지원팀 전문위원은 “발효 전후 대 아세안 교역과 수출입 비중도 증가했으나 활용률 측면에서 뚜렷한 진전이 없어 향후 활용률 증대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FTA에 따른 특혜관세 적용품목에 대한 정보가 없어 우리 기업들이 특혜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한국과 아세안 정부가 공동으로 기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등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한·아세안 추가 자유화 협상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ㆍ아세안 FTA의 자유화율(90%)과 수출 활용률(46%)을 개선하기 위한 후속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FTA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아세안을 수출 대체시장이자 제조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아세안 지역에 ‘FTA 활용지원센터’를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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