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 10억 넘는 ‘거액 계좌’ 1년 새 7%↑…470조 ‘육박’

입력 2017-06-0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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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에서 잔액이 10억 원을 넘는 ‘거액 계좌’ 규모가 지난해 7% 늘었다. 거액 계좌이 예치된 총 금액 규모는 470조 원에 육박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 잔액은 1061조340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5.2%(52조7250억 원) 늘었다.

저축성예금은 개인이나 기업이 자산 증식 등을 위해 일정 기간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금융상품이다. 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등이 있다.

저축성 예금은 금액 규모 별로 1억 원 이하부터 10억 원 이상까지 고르게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잔액이 10억 원 이상인 계좌의 총 예금액이 465조8730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30조3150억 원) 늘어 가장 증가세가 컸다.

1억 원 초과∼5억 원 이하 계좌 잔액이 137조8160억원으로 6.4%(8조2390억원) 늘었다. 5억 원 초과∼10억 원 이하는 48조8790억 원으로 4.4%(2조640억 원) 증가했다. 잔액이 1억 원 이하인 계좌는 408조4660억 원으로 3.1%(12조107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기업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서 10억 원 이상 거액 계좌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개선으로 여유 자금이 늘어났지만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투자보다는 저축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대상 2만여 개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1%로 2010년(6.7%)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자산가들의 ‘뭉칫돈’도 거액 통장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저축성예금은 2014년부터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에는 14조1110억원 줄었지만 2014년 36조1780억원 증가로 반전했고, 2015년에도 36조5540억원 급증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올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 국민계정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이 4.4%를 기록하는 등 기업 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말 예금은행의 총예금에서 기업이 보유한 금액은 367조5288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4.2%(15조9309억 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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