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가 62개월째 지속됐다. 다만 흑자폭은 1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 보복에 따른 단체여행금지 조치가 본격화한데다 해외 배당금지급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시장 호조와 철강제품 단가 상승에 수출입이 견조하면서 상품수지 흑자폭도 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당초 한은이 전망한 올 750억 달러 흑자는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우선 여행수지 악화(12억4000만 달러 적자)가 이어지며 서비스수지 적자규모가 23억8000만 달러에 이른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3월15일 중국 당국은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 비자발급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른 중국인 입국자 수는 3월 36만1000명, 4월 22만8000명에 그쳤다. 이는 각각 전년동월대비 40%와 66.6% 감소한 것이다. 4월 전체 입국자수가 107만6000명으로 전년동월보다 26.8% 감소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두 배가 넘는 셈이다.
또 배당금 지급 증가에 따라 배당소득이 53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본원소득수지 적자규모가 사상최대치인 50억3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이는 기업수익성이 개선된데다 외국인 주식투자 잔액이 증가한 때문이다.
실제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4년 4.3%에서 2015년 5.2%, 2016년 6.1%로 확대됐다. 아울러 외국인 보유주식 잔액도 2015년말 5056억5000만 달러에서 2016년말 5474억5000만 달러로 늘었다. 이는 2013년말 5535억6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반면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119억3000만 달러를 기록해 10개월만에 최대 흑자폭을 기록했다.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19.2% 증가한 482억 달러를 보였고 수입도 18.6% 늘어난 362억7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각각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한 것이다.
통관기준으로는 수출이 전년동기보다 24.1% 증가한 509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70억5000만 달러)과 반도체(73억 달러), 철강제품(42억5000만 달러)이 각각 전년동월보다 106.2%, 59.1%, 30.1% 늘었다.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17.3% 증가한 379억9000만 달러를 보였다. 원자재(185억 달러)와 자본재(136억1000만 달러), 소비재(58억8000만 달러) 수입이 각각 24.5%, 15.2%, 3.0% 늘었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중국의 사드보복과 배당금지급에 따라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악화됐지만 상품수지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흑자행진을 지속했다”며 “한은이 전망한 경로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