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판 키우는 궈타이밍…애플에 아마존까지 가세

입력 2017-06-0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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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메모리 세계 최대 고객 애플·클라우드 강점 아마존 끌어들여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의 궈타이밍 회장이 지난해 11월 5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블룸버그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의 궈타이밍 회장이 지난해 11월 5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블룸버그

애플의 아이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이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인수전 판을 키우고 있다.

궈타이밍 혼하이 회장은 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애플, 아마존닷컴과 함께 참여한다고 밝혔다.

도시바메모리 인수와 관련해 애플과 아마존은 대답할 수 없다고 밝히거나 언급을 피했다. 이에 대해 궈 회장은 “애플과 아마존도 당연히 출자한다. 그러나 출자 비율은 영업상의 비밀”이라며 구체적인 출자 비율과 금액을 말하지는 않았다.

도시바와 메모리 사업에서 합작 관계이자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제휴 가능성을 묻는 말에 궈 회장은 “WD와는 인수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라며 “어떻게 협력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일반 제품은 물론 데이터센터용 서버 등으로 반도체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대 고객 중 한 곳이다. 또 아마존은 인터넷 쇼핑몰과 함께 서버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다루고 있다. 혼하이 자체도 반도체 메모리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고객 입장이다. 이에 궈 회장은 혼하이 진영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반도체 메모리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PC, 서버 등을 생산하고 있어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알고 있다”며 “메모리를 사용하는 입장인 혼하이와 기술력이 있는 도시바메모리가 협력하면 경쟁력 있는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궈 회장은 일본 정부가 기술유출을 우려해 혼하이를 꺼리는 것과 관련해, 자사의 샤프 인수 경험을 예로 들면서 그런 불안감을 누그러뜨리려 했다. 그는 “우리는 사모펀드들처럼 수익을 낼 것 같으면 바로 매각하지는 않는다.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하며, 현지 경영에 대해서 함부로 간섭하지 않는다”며 “샤프를 산하에 둔지 1년이 지났지만 샤프 사명도 사업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심지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줬다. 우리는 도시바메모리 경영에도 자신 있다. 도시바의 이름을 50년, 100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도시바메모리는 오픈 입찰인 이상 일정하나 규칙에 입각해 추진돼야 하며 우리는 이런 규칙을 존중하고 있다”며 “도시바가 어디를 선택하든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며 트집을 잡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놓고 도시바와 갈등을 빚고 있는 WD를 넌지시 비판한 것이다.

혼하이가 제시금액만 보면 2조 수천억 엔으로 응찰 기업들 중 가장 높고 고객 확보라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도 크지만 일본 경제산업성은 해외로의 기술 이전을 꺼려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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