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신흥국, 투자 부진으로 장기 경제성장 전망 어두워”

입력 2017-06-0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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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글로벌 성장률 2.7%로 1월 전망치 유지

세계은행(WB)이 세계 경제에 경종을 울렸다.

세계은행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 전체가 미국 유럽 같은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 힘입어 2.7%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1월 시점에 제시한 전망치를 유지한 것이다. 세계은행은 각국의 생산과 무역 회복이 세계 경제 전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개발도상국은 바닥권에서 탈출한 원자재 가격 상승 덕분에 올해 4.1%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후 최저치인 지난해의 3.5%를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보고서는 신흥·개도국에 대한 투자 부진이 장기적으로 신흥·개도국의 성장세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산성 향상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이미 장기 성장세가 손상됐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코노미스트들에 따르면 신흥·개도국의 투자가 완만하게 회복되더라도 최근 몇년간 자본 축적이 둔화했다면 이미 잠재 성장률은 하락했을 것이다.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로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개도국에 대한 부진한 투자의 장기적 효과는 이미 세계 경제가 직면한 주요 장기 과제 중 하나”라며 “(개발도상국의) 인프라와 같은 것들에 대한 수익률과 잠재적으로 고수익 투자를 모색하는 자금의 매치는 근본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수년간 자체 재원을 통한 투입 자본 확대에 부심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세계은행 지원 축소 움직임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새해 예산안에는 세계은행의 산하 조직인 국제개발협회(IDA)에 미국이 지원키로 한 11억 달러를 매년 1억 달러씩 삭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FT는 중국의 과잉 투자는 위험 요소이지만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가 지나치게 적다고 지적했다. FT는 세계은행이 장기 세계 경제 전망을 낮추지는 않았지만 세계는 여전히 보호주의 증대와 같은 단기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미국 경제 전망은 올해 2.1%, 내년은 2.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는 현재 트럼프 정부의 재정 지출은 포함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대형 감세 등이 실현되면 성장률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경기 자극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견해도 나타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면 세계 경제 전체에 하방 위험이 된다고 주장했다.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1.7%로 1월 시점보다 0.2%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중국은 6.5%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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