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명장을 찾아서]“항공·여행사 설득, 여행상품 황금시간대 배치 대박”

입력 2017-06-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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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석 GS샵 여행 MD… “더 좋은 호텔·식사가 포인트… 고객불만 여행사와 거래 안해”

▲엄홍석 GS샵 여행 MD가 5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에 위치한 GS샵 본사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엄홍석 MD는 여행상품 시간대 편성에 성과를 이끈 요인으로 GS샵의 조직 혁신성을 꼽았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엄홍석 GS샵 여행 MD가 5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에 위치한 GS샵 본사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엄홍석 MD는 여행상품 시간대 편성에 성과를 이끈 요인으로 GS샵의 조직 혁신성을 꼽았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여행 전문 신문을 매주 정독합니다. 각종 통계자료를 참고합니다. 고객 행동 패턴 분석 및 현장 인터뷰를 연구합니다.”

무슨 직업을 가진 이의 업무방식일까. 바로 GS샵(홈쇼핑) 여행 MD가 꾸준히 하고 있는 노력들이다. 최근 여행 상품 소비가 급증하면서 여행업계는 물론 홈쇼핑 채널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GS샵은 업계 처음으로 여행 상품의 편성 패턴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등 혁신적인 성과를 끌어냈다. 이 같은 시도의 주역인 엄홍석(40) GS샵 토탈서비스팀 MD를 최근 인터뷰했다.

홈쇼핑 업계는 여행 상품을 2000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좌석 및 비용 문제 등으로 주말 오전 1시에만 방송했다. 10년이 훌쩍 넘도록 TV홈쇼핑에서 여행 상품은 새벽 시간대에만 판매돼 왔으나 이 관행을 업계 처음으로 깬 곳이 GS샵이다. 2013년부터 GS샵이 업계 처음으로 토, 일요일 오후 6시, 평일 오후 2시, 6시 등 방송으로 시간대를 확장한 후 GS샵의 여행 취급액은 4배가량 급증했다. 이제 주말 오후 6시 방송은 홈쇼핑 업계 여행 상품의 최대 메인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여건이 좋았던 건 아니다. 엄 MD는 “4년 전 처음으로 여행 MD를 시작했을 당시 모든 여행 방송은 주말 새벽 1~3시에만 방송을 했다. 홈쇼핑 여행 상품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질 때였지만 항공사의 소극적인 좌석 지원과 여행사의 부족한 방송 비용으로 인해 다른 시간에 여행 방송은 엄두를 못 낼 때였다”고 털어놨다.

이를 위해 엄 MD는 발로 뛰며 오히려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그는 “평일 오후 방송을 위해 직접 항공사를 찾아가 설득한 끝에 좌석 지원을 받고 여행사에는 초기 방송 비용 할인을 시행하고 1시간에 2가지 지역 방송도 해보고 기존 60분 방송을 40분으로 줄여서 핵심 위주로 방송 테스트도 하면서 지금의 일요일 오후 신개념 여행 프로그램인 ‘쇼미더 트레블’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GS샵은 홈쇼핑 업계 처음으로 새로운 지역 여행 상품을 제안했다. 캐나다 오로라 여행, 쿠바, 칸쿤, 스리랑카, 히말라야, 케냐, 몽골, 뉴칼레도니아, 북유럽, 스위스, 러시아 일주 등이 대표적이다.

엄홍석 MD는 이 같은 과감한 시도를 가능케 하는 주된 요인으로 GS샵의 혁신성을 꼽는다. 그는 “GS샵은 항상 변화를 추구하는 조직이다. 여행 위험 지역만 아니라면 과감하게 시도를 해왔다. 쿠바, 칸쿤, 페루, 히말라야, 케냐, 몽골, 캐나다 오로라 여행 등 비록 성공하지 못한 도전이지만 업계 최초로 GS샵이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측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 타깃인 50~60대 시청층이 즐겨 보는 시간대에 방송을 배정하고 해당 지역을 실제로 여행을 다녀온 PD, 쇼핑호스트 들을 배정하기도 했다. 필요한 경우 사전에 해당 지역 영상 촬영 및 검증을 위한 출장도 진행된다”고 전했다.

2004년 GS샵의 신입으로 입사해 렌털, 보험 MD 등을 거쳐 여행 MD로서 5년차에 접어든 엄홍석 MD는 급변하는 홈쇼핑 여행 업계에서 자신만의 상품 경쟁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되돌아오는 답변은 솔직하다. “홈쇼핑 채널에 저만의 개성 있는 상품은 없습니다. GS샵은 1년에 500여 회의 방송을 진행합니다. 모든 방송 지역을 출장 갈 수는 없죠. 마음 같아서는 해당 방송 지역을 다 한 번씩 다녀오고 싶지만 상품에 대한 퀄리티는 여행사와 담당자를 보고 결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그는 질 낮은 상품 패키지 구성으로 소비자의 눈을 가리는 업계의 관행 등을 경계한다. 엄 MD는 “소비자를 위해 항상 염두에 두는 상품 선정 기준은 고객 불만율(%)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 불만 상위 여행사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품질 만족도가 높은 여행사 중심으로 운영한다”면서 “저만의 차별화 포인트라면 경쟁사 MD보다 원가 비중을 크게 신경 쓴다는 것이다. 가격은 싸더라도 현지에서 추가 비용이 있으면 안 되고 ‘억지 쇼핑’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점, 가격은 온전히 다 내더라도 더 좋은 호텔, 더 좋은 식사로 고객이 여행하도록 하는 점이 제 차별화 포인트”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자신의 여행기획상품을 다녀온 소비자의 칭찬 댓글은 엄홍석 MD를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 저가 상품이 난무하는 업계에서 그는 앞으로도 더 경쟁력 있는 시간대를 또 개척하고, 그 시간대에 맞는 새로운 상품을 제안하는 게 당장의 목표라고 다짐을 밝혔다.

엄 MD는 “소비자가 원하는 여행 패턴은 한 지역을 자세히 보는 것(TRAVEL)이지만 현실은 사진 찍고 이동하기 바쁜 투어(TOUR)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적으로 언젠가 GS샵에서 직접 여행업을 시작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의 품격있는 여행사가 돼 GS만의 여행지와 상품을 꾸미는 것입니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GS샵을 통해 여행을 다녀온 전체 여행객의 30% 이상이 저희 GS샵을 꾸준히 이용하는 고객입니다. GS샵의 로열티(충성도) 높은 고객을 위한 GS만의 여행상품, 그 상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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