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은행, 연내 인가 물건너가나

입력 2017-06-08 09:00 수정 2017-06-0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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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위 은산분리 입장 못 정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추가 설립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이하 국정기획위)가 은산분리와 관련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 해도 새 금융위원장 선임과 국회 논의까지 거쳐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 인가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국정기획위에 업무 보고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추가 인가를 하기 전에 은산분리 규제를 국회에서 풀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의결권 있는 지분을 4%까지만 가질 수 있다. KT는 케이뱅크의 지분 8%(의결권 있는 지분 4%)를 가지고 있어 출자를 하려면 은행법을 개정해 은행지분 보유 상한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국정기획위는 은산분리 완화 여부에 대해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관련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에 선정될 100대 국정과제에 은산분리 완화를 전제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해당 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도 없던 사항이다.

국정기획위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데는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반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당 기관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거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당론을 삽시간에 바꾸기는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국정기획위에서 입장을 정하기 보다는 부총리가 임명된 후 정부 기관 간 논의에서 완화 여부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정기획위에 정통한 여권 관계자는 “은산분리 여부를 짧은 시간 안에 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내정자는 인사청문회에 앞선 국회 서면답변에서 “(은산분리는) 취지가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부작용이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국회와 관계부처 등과 합리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일부 개선에는 동의하지만 이 역시 관계 기관과 폭 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정기획위와 김 부총리 내정자의 분위기와 달리 국무조정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법제연구원은 은산분리 완화를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해당 기관은 7일 ‘인터넷은행 및 규제에 관한 이해’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기술로 금융서비스 비용을 낮추고 소비자 편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인터넷은행이 금융생태계에서 혁신 기능을 하려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운영을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서승환 부연구위원 산업자본이 은행을 사금고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조항이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법 제35조의2(은행의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한도 등) 이하 조항과 제48조의2(대주주 등에 대한 검사)는 은행 자금을 대주주에게 공여하는 것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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