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뒤흔든 코미 증언, 주목해야 할 4가지

입력 2017-06-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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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WP가 제기한 의혹, 모두 사실로 드러나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의회 청문회를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서면 증언을 공개해 워싱턴을 뒤흔들었다. 코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설 수사에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7페이지에 달하는 그의 서면 증언에서 주목해야 할 쟁점 4가지를 BBC가 요약했다.

첫 번째는 러시아 내통설의 몸통으로 지목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수사를 중단하라고 트럼프가 압력을 넣었다는 점이다. 코미 증언에 따르면 트럼프는 “플린과 관련한 수사에서 손을 떼 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가 코미에 직접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앞서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것이다. 때문에 이번 증언으로 NYT와 WP 기자들은 웃고 있을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두 번째는 충성 맹세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 1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1대 1로 저녁을 먹었다고 NYT는 앞서 5월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는 코미 전 국장에게 충성을 맹세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코미 전 국장은 이를 거절했다고 알려졌다. 코미 전 국장은 서면 증언에서 이 보도가 사실임을 인정했다. 코미 증언에 따르면 트럼프는 “FBI 국장 자리를 원하는 이들이 많다”며 “나는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는 어색한 침묵 속에서도 얼굴의 표정 변화없이 진지하게 충성을 요구했다고 코미 전 국장은 폭로했다. 코미는 충성을 맹세하는 대신 “진실하게 대하겠다”고 답했다.

세 번째는 이번 증언으로 특검 수사가 받을 영향이다. 서면 증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와 만난 횟수는 3번에 달한다. 이는 FBI가 외압을 받았다는 증언에 신빙성을 더한다. 그러나 코미는 검찰이나 판사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증언이 얼마나 법적인 효력을 가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또 코미 국장은 지난 1월 6일 당선자 신분인 트럼프를 만나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확인해 준 사실을 밝혔다. 이 같은 증언은 자칫 러시아 내통설과 트럼프가 관련이 없다는 빌미를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트럼프의 반격이다. 백악관은 코미의 증언에 맞설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반격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코미의 증언이 트럼프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략이다. 이미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한 코미의 증언에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의 변호인인 마크 카소위 변호사는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에서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코미가 증언했다”며 “이 사실이 공개적으로 확인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이번 코미의 증언으로 되레 대통령의 무죄가 입증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략은 코미 전 국장을 언론의 주목을 받기를 좋아하는 ‘관심종자(grand stander)’로 몰아가는 것이다. 백악관이 코미를 언론의 조명과 박수 갈채에 집착하는 인물로 여론몰이할 수 있다고 BBC는 전망했다. 백악관의 반격은 이제 막 시작됐고, 워싱턴은 트럼프의 폭풍 트윗을 기다리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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