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 매각 연기 요청…FI는 “강행하겠다”

입력 2017-06-09 09:17 수정 2017-06-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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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이 넘어가는 사태를 막으려는 동부대우전자의 움직임이 뜻대로 되기 힘들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 측은 유진자산운용, KTB PE, SBI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재무적투자자(FI) 들을 만나 매각 일정을 늦춰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동부대우전자가 새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하면 드래그얼롱(동반매도권) 조항에 따라 FI들이 지분 100%를 전량 매각할 전망이다.

동부대우 측은 오크마와 투자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부대우전자의 요청을 FI들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새 투자자 유치 협상이 잘 되고 있다는 동부대우전자 측의 주장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새 투자자 유치를 기다리던 FI들은 동부대우전자의 협상이 길어지면서 잠정 기한을 넘기자 예정대로 공동매각을 추진했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며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FI들은 굳이 동부대우전자 측의 요청대로 공동매각 일정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사에 시간이 필요하고, 공동매각 추진 중이라도 동부대우전자가 새 투자자 유치에 성공하면 언제라도 매각 과정을 취소할 의향이 있어서다. 실사는 이르면 이달 내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관계자는 “동부대우전자의 협상이 잘 되면 좋다”면서도 “(공동매각 절차 진행에) 시간 필요하기 때문에 준비하던 것은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FI들이 보유한 동부대우전자 지분은 45.8%다. 지난 2013년 동부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할 당시 1350억 원(지분율 49%)을 투자했으나 지난해 실시된 유상증자로 지분율이 낮아졌다.

인수 당시 동부그룹은 FI들에게 △2018년까지 기업공개(IPO) △순자산가치 1800억 원 유지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드래그얼롱(동반매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항을 넣었다.

동부대우전자의 순자산가치가 1800억 원 아래로 떨어지고, IPO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FI들은 동반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 동부대우전자의 지난해 연결기준 자본 총계는 약 1630억 원이다.

이에 동부대우전자는 경영권이 매각되는 사태를 막기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자베즈 파트너스와 투자유치협약을 맺고 새 투자자를 찾아 나섰다. 자베즈파트너스가 조성한 사모투자펀드(PEF)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중국 가전 업체 오크마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동부대우가 매각돼면 동부, 동부하이텍, 동부라이텍 등 동부그룹 상장사들은 1000억 원 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주 기준으로 동부하이텍은 동부대우전자 지분 17.0%, 동부 6.1%, 동부라이텍은 1.7% 등을 보유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가 약 4000억 원에 매각된다고 가정하면 각각 동부하이텍이 약 680억 원, 동부 약 240억 원, 동부라이텍 약 70억 원 등 총 10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동부하이텍은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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