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탈원전 정책’에 원자력학계 vs 시민단체 여론전

입력 2017-06-0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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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전기료 낮춰 경제발전에 기여”…탈핵단체 “원전사고 공포, 脫核이 정답” 공동성명

새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둘러싸고 원자력학계와 시민단체가 치열한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18일 첫 영구정지에 들어갈 고리 1호기의 ‘퇴역’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자력학계는 국내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적 가치를 국민에게 직접 알리는 활동에 나섰다. 8일 서울대 시진핑홀에서 열린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퇴역기념 심포지엄’에서 학계는 탈원자력 정책을 제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자력학계 학자들은 원자력이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995~2015년 기간 최대전력과 1인당 소비는 연평균 5% 성장했고,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는 발전단가가 낮아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원전 누적발전량은 3조4000억kWh(킬로와트시)로 이는 KTX로 서울과 부산을 약 1억1500만 번 왕복할 수 있는 물량과 맞먹는다. 현재 원전은 국내 전기 생산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원자력학계 교수들은 고리 1호기가 1978년 가동된 이후 원전 덕분에 한국 경제가 발전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평균 53원인 원전 전기 덕분에 당시 급격히 증가하던 전기 수요를 맞추고, 오일쇼크에 의한 고유가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최소화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국내 인력과 기술에 의해 생산되는 기술집약적 중소기업형 산업인 만큼 현 정부가 계획 중인 신고리 5·6호기를 비롯한 신규원전 건설 중단 시 다수의 중소기업 인력 유지 및 공급망이 붕괴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원자력학계는 지난 5년간 우리나라 평균 전기요금이 1kW에 108원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며, 원전 포기 정책을 펴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탈핵 단체들은 원전 사고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궁극적인 방법은 원전 제로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8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탈핵약속 실현 촉구 2017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운영 100대 과제에 탈핵 공약이 반영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선언에는 학계, 종교계, 정당, 법조계, 일반시민 등 3600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을 소개하는 ‘문재인 1번가’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정책’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면서 “원자력공학자들과 싼 산업용 전기요금 혜택을 받는 대기업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산업이 만들어 낼 새로운 경제 기회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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