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명동 화장품 매장의 눈물

입력 2017-06-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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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직격탄 장기화로 폐점 속출…매장 직원수 40% 이상 줄인 곳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당국의 보복성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지 만 3개월이 지났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당국의 보복 직격탄을 맞은 명동의 화장품 매장 중엔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9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서울 명동의 최대 마스크팩 편집숍인 ‘올마스크스토리’는 운영 중인 6곳 매장 가운데 1곳을 이달 중 폐점한다. 또 ‘동물 마스크팩’으로 인기가 높은 로얄스킨도 지난해 3곳이던 명동 매장이 그해 연말 1곳이 폐점한 이후 사드 보복으로 1곳이 또다시 문을 닫으면서 1개의 매장만 남았다.

명동 화장품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몰리면서 한때 명동 내에만 80여 곳이 성업할 정도로 성장세를 구가했다. 그런데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올 들어 사드 보복 여파까지 이어지면서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품절 대란’을 빚을 정도로 유커의 대표적 ‘싹쓸이’ 쇼핑 품목이던 마스크팩은 단가가 그리 비싸지 않은 대신 대량 판매로 유지해왔으나 유커 방문이 뚝 끊기자 초고가인 명동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는 매장들이 잇따라 철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명동 월세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판매가 급감한 상태에서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상황이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면세점, 헬스앤뷰티스토어 등 다른 유통 채널로 판로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어로 유커와 싼커(개별 관광객)를 호객하는 직원들이 즐비하던 명동 화장품 로드숍 거리 풍경도 확연히 달라졌다. 한 명동 화장품 매장은 점포에서 직접 고용하거나 파견업체를 통해 고용하던 매장 직원 수를 사드 이슈 이전에 비해 40% 이상 줄였다고 귀띔했다. 매장 관계자는 “(사드 배치 여파가) 초기에는 단기간에 끝날 문제라고 생각해 직원들에게 무급 혹은 유급 휴가를 줘도 부담이 없었다. 그런데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경영상 타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한편 제일기획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인 펑타이가 지난달 유커의 관심 장소 검색 데이터 66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관광 1번지로 꼽히던 명동은 지난해 대비 10계단이나 하락한 15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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