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 10년째 가격 싸움…펀드보수 0.61% 최저

입력 2017-06-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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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시장 활성화 등 긍정적 영향도

자산운용업계의 박리다매 경쟁이 2009년 이래 계속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보수 공모펀드로 투자 수요가 쏠린 데다, 펀드 판매단가를 낮추려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맞물린 결과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 공모펀드의 TER(Total Expense Ratioㆍ총보수비용비율)는 0.61%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TER는 운용보수와 판매보수, 수탁보수, 일반보수로 구성된 총보수에 기타비용을 합산한 값이다.

TER는 2007년 1.72% 때부터 2008년(1.33%), 2009년(1.38%)까지 브이(V)자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10년(1.18%), 2011년(1.11%), 2012년(0.97%), 2013년(0.87%), 2014년(0.76%), 2015년(0.72%), 2016년(0.66%), 2017년 4월(0.61%)에 이르기까지 내내 하락 곡선을 그렸다.

전체 보수 수준이 낮아진 데는 판매보수가 내려간 영향이 컸다. 판매보수는 2007년 0.97%에서 4월 현재 0.32%까지 0.64%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운용보수는 0.58%에서 0.33%포인트 내려 0.25%가 됐다.

펀드 유형별로 보면 주식형 TER가 1.23%로 이전 대비 44% 감소했다. 채권형 TER는 0.34%로 종전에 비해 33% 줄었다.

전반적인 공모펀드 보수 수준이 낮아진 데는 보수가 저렴한 펀드 쪽으로 투자심리가 기운 것이 주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펀드의 수익률 하락으로 투자비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저보수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됐다. 이에 자산운용업계의 가격 경쟁도 자연스레 심화됐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공모펀드 판매비용 인하 정책도 TER 하락에 기여했다. 정부는 판매보수와 수수료의 상한선을 낮췄고, CDSC 제도도 2010년부터 업계에 일괄 적용했다. CDSC는 장기적으로 투자할수록 펀드의 수수료와 보수가 낮아지는 방식이다.

공모펀드 보수 인하는 업계에는 불운했지만 시장 활성화에는 긍정적이었다. 2016년 말 기준 펀드수탁고는 462조 원으로 2010년 대비 45% 늘었으나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운용보수 수입은 1조3500억 원으로 17% 증가에 그쳤다.

특히 저보수 펀드상품인 패시브형 펀드 수탁고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의 펀드가 모린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감소했다.

협회 관계자는 “시장의 요구 및 업계 경쟁심화 등으로 인해 보수·수수료 인하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최근 출시된 성과보수 공모펀드 등 창의적 보수 구조의 신상품 개발을 통해 보수·수수료 수입 감소 추세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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