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위원장은 10일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미래부로부터 통신비 인하 업무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진전된 안이 나왔지만 아직 좀 미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2G, 3G 기본료 폐지를 포함해 보편적 통신비 인하를 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부가 지금까지 노력한 것을 인정하지만 아직 (대책이) 미흡하다”며 “이번주 미래부와 한 번 더 협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국정기획위는 지난달 25일, 이달 1일과 6일에 이어 미래창조과학부의 네번째 보고를 모두 부족하고 지적했다. 미래부는 이번주 다시 국정기획위에 추가 보고를 하기로 했다.
당초 2G, 3G 요금제 인하 등 부분적인 통신비 인하 카드를 꺼내 들을 것으로 보였으나,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LTE 가입자까지 확대하기로 의견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국정기획위가 보편적 통신비 인하 쪽으로 정책기조를 바꾼 데는 시민단체들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9일 국정기획위와 만나 “4G(4세대) 요금제에도 표시만 안 돼 있을 뿐 기본료 성격의 요금이 포함돼 있다”며 “기본료 1만1000원 중에 1000원을 깎더라도 모든 가입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보편적이고 공평하게 깎아줘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정위의 이같은 태도에 이통사와 알뜰폰 업계 등 관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기본료 1만1000원 인하를 일괄적으로 내릴경우 당장 영업손실이 막대할 것"이라며 "정부가 직접 개입해 통신비를 강제적으로 내리는게 자유경제 원칙에 맞는 것인지 부터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1만1000원 기본료 인하가 2G, 3G, LTE 까지 확대될 경우 연간 7조 원의 영업손실이 불가피 하다며 결사 반대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11%인 700만명이다. 이 가운데 2G와 3G 가입자 비중이 75.4%에 달해 기본료 폐지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알뜰폰 업계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1만5329원이다. 단순계산만으로 보면 기본료 폐지 시 상당수 가입자의 ARPU가 4000원 수준으로 급감할 수 있다.
알뜰폰에 한해 기본료 폐지 금액을 낮춘다 하더라도 매출 규모가 워낙 작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2015년 알뜰폰 업계의 매출 규모는 6700억대로 이동통신 3사의 3% 수준에 불과하다.
알뜰폰 업계는 이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알뜰폰 업계의 전체 영업 손실 규모는 2012년 562억원, 2013년 908억원, 2014년 965억원, 2015년 511억원, 2016년 317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