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문 대통령, 오늘 첫 대통령 추경연설…야권 설득할 묘책 내놓나

입력 2017-06-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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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으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한다. 새해 예산안 제출 이후 정기국회에서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는 것은 관례지만 추경안 통과를 독려하고자 연설을 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취임 34일 만으로 역대 대통령의 시정연설 가운데 가장 빠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서 국회를 향해 몸을 한껏 낮춘 모습이다. 읍소 작전으로 일자리 추경에 시급성을 설파하고 실타래처럼 엉킨 인사 정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7일 국회에 제출된 11조2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 처리를 위한 호소전에 나선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경예산이 국민 안전과 복지 등 꼭 필요한 부분에 쓰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경제 영역인 일자리 창출 분야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비롯한 각종 경제 개혁 입법 처리를 위해 야당에 대승적인 차원의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김이수 헌법재판소장·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난항을 겪는 만큼 문 대통령이 직접 인사청문회 통과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당의 반발을 고려해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고위공직자 후보자들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 않고 ‘국정 공백을 메우는 데 협력해 달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내용을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 앞서 오후 1시 40분경 국회의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만나 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직접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회담 등 외교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강경화 후보자 임명 동의를 위해 초당적인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 여야 상임위원장단과 오찬에서도 같은 사안으로 한 번 더 야당 설득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일단 여당은 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선 만큼 추경안 통과는 무난하리라고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야당의 추경 반대 입장과 관련, “지금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선뜻 찬성해 주겠다는 말씀을 안 하시지만 예결위를 통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추경에 협조해 주시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실제 지금까지 정부에서 추경 제출하고 국회에서 통과시켜 주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이 아직까지 추경안과 김이수·김상조·강경화 세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야권을 설득시킬 만한 묘책을 내놓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공개하긴 했지만, 전날 음주운전 등 흠결이 있는 후보자를 추가 지명하면서 정국이 더 냉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회 방문에 이어 대선 공약사항인 이른바 ‘5대 인사원칙’에 대한 수정안을 내놓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적인 배경 설명을 하거나 대통령과 여야대표 간 영수회담을 제안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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