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1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진행하는 동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 의원들은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15차례 박수를 보내며 문 대통령의 연설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야당은 대체로 박수 없이 시정연설을 경청했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며 침묵을 지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4분께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대통령이 입장합니다”라는 안내멘트가 나오자 여야 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때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은 박수를 쳤지만 한국당은 박수를 거의 보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연단으로 들어가는 동안 통로 쪽에 서서 맞이하는 의원들과 악수하면서 단상 쪽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이 연단에 올라 시정연설을 하기 전에 국회의원들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연설 도중 나온 박수는 입장과 퇴장 때 나온 것을 포함하면 모두 17차례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시정연설 동안 모두 15차례에 걸쳐 박수를 쳤으며 이낙연 국무총리 등 본회의장에 참석한 국무위원들도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인사실패 협치포기 문재인 정부 각성하라’, ‘국민약속 5대 원칙 대통령은 이행하라’, ‘야당무시 일방통행 인사참사 사과하라라는 항의의 문구를 A4 용지에 출력해 각 좌석의 컴퓨터에 붙인 채 문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정세균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단상에서 내려와 한국당 김성원ㆍ곽상도 의원 등을 비롯해 본회의장 앞줄에 앉은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했다. 또 문 대통령은 퇴장하면서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인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본회의장 뒤편을 돌면서 서청원, 심재철, 정진석, 나경원, 원유철, 이주영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과 함께 정동영, 박주선, 박지원, 천정배, 김동철, 주승용, 조배숙 의원 등 국민의당 의원 등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 전 진행된 차담회에 불참했던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차담회에 못 갔는데 (문 대통령이) 그것 때문에 일부러 자리를 찾아오셨다고 해서 감사하다고 그렇게 한 마디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