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인터넷 시대 개척자 중 하나였던 야후가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야후 몰락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떠나는 와중에도 자화자찬으로 가득찬 고별편지를 남겨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는 13일(현지시간) 야후 핵심 인터넷 사업부를 44억8000만 달러(약 5조557억 원)에 인수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선언했다. 야후는 버라이존의 다른 자회사이자 역시 인터넷 시대 개척자 중 하나였던 AOL과 합병, ‘오스(Oath)’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되며 AOL의 대표인 팀 암스트롱이 새 회사를 이끌게 된다. 야후의 남은 조직은 ‘알타바’라는 이름으로 회사가 보유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 지분을 관리하는 일종의 지주회사 겸 투자회사로 변모한다.
매각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약속대로 메이어 CEO는 야후에서 떠나게 됐다. 이에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야후 직원들에게 보내는 장문의 고별편지를 남겼다. 그는 “이날 버라이존의 인수가 공식적으로 완료되기까지 323일에 이르는 긴 여정을 거쳐 야후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장이 시작됐다”며 “이는 우리 모두에게 감동적인 시간이다. 나는 이제 회사를 떠날 것이다.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은 추억과 감사, 낙관으로 넘쳤다”고 운을 뗐다.
이어 메이어는 야후의 몰락에 대한 사과 대신 CEO로 있던 5년간의 자신의 업적을 길게 늘어놓았다. 그는 야후가 월간 사용자 10억 명이 넘는 세계 3대 인터넷 회사 중 하나가 됐고, 월간 모바일 사용자를 6억5000만 명 이상으로 키우고 광고사업을 완전히 개편하는 등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야후 주가는 지난 2012년 7월 이후 세 배 이상 뛰어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직원들이 야후 문화를 최대한 활용하는 데 자신이 도움을 줬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우리는 항상 사용자와 광고주, 주주, 그리고 야후 동료에게 옳은 일을 하기 위해 항상 노력해왔다”며 “이는 팀워크와 혁신 그리고 신속한 회복력을 필요로 한다. 여러분과 함께 나의 시대를 만들었으며 이는 CEO로서의 특권이었다”고 밝혔다.
메이어는 회사를 떠나면서 2300만 달러에 달하는 퇴직금도 챙기게 됐다. CNN머니는 메이어가 스톡옵션으로 450만 주의 야후 주식도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치는 2억6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러나 남아있는 야후 직원들은 해고라는 혹독한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버라이존은 이미 오스 직원의 15%에 달하는 21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중 대부분은 야후 직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