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정유라(21) 씨 공주 승마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최순실(61) 씨와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의혹에 대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6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최 씨와 김 전 실장이 여러 번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최 씨가 말을 꺼내면 김 전 실장이 뒤따라 지시를 내리는 일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4년 4월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이 이른바 '정유라 공주승마 의혹'을 제기하자 해명자료를 내고 기자회견을 한 경위를 자세히 설명했다. 당시 최 씨는 김 전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말도 안 되는 소리니 해명해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김 전 실장도 '국회 의혹제기에 적극 대응하라'고 김 전 차관에게 지시했다. 김 전 차관은 "양측에서 같은 내용을 요청받아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는다는 이야기도 최 씨와 김 전 실장 모두에게서 들었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최 씨로부터 승마협회 회장사를 삼성으로 변경해야겠다는 말을 들은 시점에 거의 비슷한 말을 김 전 실장에게서도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김 전 실장 지시에 따라 제일기획 사장을 만났다"고도 했다. 김 전 실장은 이러한 일을 겪으며 "심증이지만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또 2015년 김 전 실장으로부터 '정윤회 처 잘 있냐'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특검이 "특검에서 김 전 실장으로부터 '정윤회 처 잘 있냐'는 말을 들었다고 한 적 있냐"고 묻자 그는 "2015년에 체육개혁이나 정유라를 이야기하던 도중이었던 것 같다"며 "김 전 실장이 '정윤회랑 처 잘 있냐'고 해서 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