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또 금리인상…주요국 중앙은행들 셈법 복잡해진다

입력 2017-06-15 08:4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일본은행, 출구전략 ‘시기상조’ 입장 전환 고민…ECB·영란은행 등 현 정책 유지하면서 완만한 조정 나아갈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셈법도 더욱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연준이 본격적으로 긴축 행보를 걸으면서 그동안 경기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금융완화정책을 펼쳐왔던 일본과 유럽, 중국 등의 중앙은행이 돈줄 죄기를 고민해야 되는 시점이 온 것이다.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안고 있는 연준의 금리인상은 당연히 전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연준은 지난 2015년 12월 9년 반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지난해 12월 1년 만에 추가로 금리를 올렸다. 올해 들어서는 이미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하고 한 차례 더 올릴 것을 예고했다.

이에 글로벌 자본흐름이 수익률이 더욱 높아진 달러화 자산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면서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금융완화에 매달리기가 더욱 어렵게 된 것이다.

BOJ는 15~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전문가들은 BOJ가 이번 회의에서도 단기금리를 마이너스(-) 0.1%, 장기금리는 ‘제로(0)’%로 유지하는 현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최근 의회 답변 등에서 출구전략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언급을 피해왔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8일 영국 옥스퍼드대 연설에서 “일본 경제를 끌어올리려는 정책적 접근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나 긴 여정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며 “일본은 디플레이션 상태에서는 탈출했지만 BOJ 물가 목표인 2% 달성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BOJ 내부에서도 출구전략 논의를 시기상조라는 이유만으로 중단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이 이날 회의에서 연내 자산규모 축소를 처음으로 공식 표명했지만 BOJ도 자산이 급팽창한 상태여서 이런 논의에서 자유롭지 않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BOJ의 자산이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500조 엔(약 5023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90%가 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팽창이 계속되면 향후 자산 축소 등 출구전략을 펼칠 때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스템이 급격히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ECB) 등은 가파른 긴축보다 현행 정책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완만하게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8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럽 경제회복을 위협하는 리스크들이 줄어들었지만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은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양적완화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대해서도 “이번 회의에서 논의되지는 않았다”며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란은행은 15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성명을 발표하는데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ECB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전날 베를린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ECB가 통화정책을 시기 적절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며 “많은 지역에서 극단적으로 느슨한 통화정책이 과도한 리스크 부담과 안이한 정부 정책, 자본의 잘못된 배분, 자산버블 등의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독일은 2019년 ‘비둘기파’인 드라기 총재의 임기가 끝나면 자국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총재이자 ‘매파’로 유명한 옌스 바이트만 총재를 앉히려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다른 중앙은행들보다는 여유가 있다는 평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민은행이 연초 시중금리를 충분히 올려 방어막을 친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민은행 자문을 역임한 저명 경제학자 위융딩은 “지금 중국은 금리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며 “연준의 뒤를 따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014~2015년에 기준금리를 6차례 인하했으나 그 뒤로는 동결하고 있다. 대신 인민은행은 자본유출 통제를 강화하고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나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등의 시중금리를 조정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상추에 배추·무까지…식품업계, 널뛰는 가격에 불확실성 고조 [식탁 지배하는 이상기후]
  • 단독 한달 된 '실손24' 60만 명 가입…앱 청구 고작 0.3% 불과
  • 도쿄돔 대참사…대만, 일본 꺾고 '프리미어12' 우승
  • 뒤늦게 알려진 '아빠' 정우성…아들 친모 문가비는 누구?
  • ‘특허증서’ 빼곡한 글로벌 1위 BYD 본사…자사 배터리로 ‘가격 경쟁력’ 확보
  • [식물 방통위] 정쟁 속 수년째 멈춤…여야 합의제 부처의 한계
  • 이재명 오늘 '위증교사' 선고...'고의성' 여부 따라 사법리스크 최고조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230,000
    • +0.19%
    • 이더리움
    • 4,690,000
    • -0.87%
    • 비트코인 캐시
    • 720,000
    • +1.48%
    • 리플
    • 2,017
    • -2.28%
    • 솔라나
    • 353,500
    • -0.23%
    • 에이다
    • 1,436
    • -4.27%
    • 이오스
    • 1,185
    • +11.27%
    • 트론
    • 290
    • -1.69%
    • 스텔라루멘
    • 767
    • +9.1%
    • 비트코인에스브이
    • 97,300
    • +0.36%
    • 체인링크
    • 25,100
    • +3.42%
    • 샌드박스
    • 999
    • +64.5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