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훈<사진>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14일 열린 사내행사인 ‘소통캠퍼스’에서 이같이 자성했다. 이어 그는 행사에 참석한 임직원들을 향해 “운용업계가 고객 신뢰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면서 위기감을 숨기지 않았다.
매 분기마다 열리는 소통캠퍼스는 삼성자산운용 임직원들이 모여 회사 비전과 현안을 공유하는 자리다. 하지만 이날 소통에 앞서 반성의 자리가 된 것은 바로 국내 펀드 수탁고의 감소 때문이다.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의 잔고는 68조 원 규모로, 지난 2008년(140조 원)과 비교할 때 반토막난 상황이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 ‘2400’이라는 역사적 고점에 바짝 다가선 것과 대조를 이룬다. 구 대표는 “투자자의 투자 목적과 상관없이 수익률에 매몰됐던 점, 그리고 특정 국가나 자산에 치우친 상품을 개발·권유해 손실로 이어진 점을 반성한다”라고 언급했다.
‘이기는 투자’를 줄곧 강조해왔던 그다. 이날 구 대표는 ‘이기는 투자’의 핵심 키워드인 △장기적립식 △글로벌 분산 △생애주기 △저비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고객을 설득하기에 앞서 임직원들부터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구 대표는 2014년 삼성자산운용 수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연금펀드와 글로벌분산펀드 강화에 주력해왔다. 작년 4월 출시한 TDF(Target Date Fund)와 지난 5월에 선보인 RIF(Retirement Income Fund)는 대표적인 연금펀드 상품들이다. 특히 연금펀드에 대해서는 투자자의 은퇴 후 삶의 질이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운용과 판매에 더욱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론을 펴왔다.
그는 “연금펀드는 장기투자상품인 만큼 생애주기에 맞는 자산배분의 복리효과, 그리고 저비용 등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요소에 대해 점검해, 투자 만족도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랜덤위크 이론도 언급했다. 이 가설은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눈물에 대해서 많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마켓 타이밍 투자보다는 장기 투자가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라고 지적했다.
연초 분사한 삼성액티브자산운용도 강하게 독려했다. 구 대표는 “액티브펀드도 많은 투자자들의 요구가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고객과 시장의 믿음에 충분히 보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층 강화된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 종목도 늘려 분산 효과를 거둬야 한다”면서 “이같은 확고한 운용 철학을 철저하게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