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잡담] '원픽' 데뷔길 걷게 해주세요~ '서바이벌 팬덤' 괜찮은가요?

입력 2017-06-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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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 2')
(출처=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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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OO에게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아니 오늘 나만 모르는 중요한 투표라도 있는 건가” 싶다면 당신은 ‘머글(프로듀스 101 팬이 아닌 일반인)’입니다.
자나깨나 '내 새끼' 생각하게 만들고 또 ‘내 새끼’에게 투표하지 않는 사람과는 말도 섞기 싫은 오늘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의 마지막 회, 최종 11인이 선정되는 날입니다.

지난 4월 7일 첫 방송을 시작한 ‘프로듀스 101’은 101명의 아이돌 연습생이 출연해 서바이벌을 거쳐 최종 11인의 보이그룹을 만드는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입니다. 총 세 번의 순위발표를 거쳐 101명에서 60명, 60명에서 35명, 35명에서 현재 20명으로 줄었죠. 그리고 오늘 있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마지막 회에서 드디어 최종 11인이 가려지는 것입니다.

프로듀스101 시즌 2 방송 전
“남자 101명 나오는 게 재밌겠냐. 보나 마나 망할 듯” “시즌 1 성공했다고 무리수두네ㅋㅋ”

프로듀스101 시즌 2 방송 후
“누나가 데뷔시켜줄게! 내 운, 내 통장 다 가져가!ㅠㅠ” “내 새끼 데뷔길만 걷자ㅠㅠ 응원할게!”

걸그룹 I.O.I를 만든 프로듀스101 시즌 1의 흥행 이후 남자 버전의 프로듀스 101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당시에는 “시즌 1만 못할 거다”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보통 이전 시즌에 비해 인기와 화제성이 떨어지는 시즌제 예능의 특성과 여자 연습생과 달리 남자 연습생의 이야기는 모든 성별과 연령을 아울러 사랑받기는 어렵다는 속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누적 투표수 시즌 1 대비 3배, 화제성 지수 1위, 콘텐츠 영향력 지수 9주 연속 1위, 최고 시청률 4.4% 돌파. 프로듀스101 시즌2는 시즌 1 당시의 열풍이 우스울 만큼의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출처=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 2')
(출처=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 2')

인기만큼 ‘국프(국민 프로듀서)’들이 만든 ‘신박한’ 신조어 또한 쏟아졌습니다. 국프가 아닌 머글이라면 암호처럼 보일 정도죠.

“지난 ‘프요일’에 머글 친구한테 ‘프밍아웃’하고 내 ‘원픽’ 영업해서 투표시켰잖아”
‘녤’, ‘윙’, ‘큡즈’, ‘호원즈’, 전부 다 내 ‘고정픽’인데 한 명만 어떻게 뽑아ㅠㅠ”
“나 ‘OO앰’인데 저번 주 ‘견제픽’ 심해서 OO순위 떨어졌어, 화나”

프요일= 프로듀스 101 방송하는 날, 금요일
프밍아웃= 프로듀서 101의 팬임을 숨기지 않고 밝히는 것
원픽= 연습생 중 가장 좋아하는 1명
녤= 강다니엘, 다니엘의 줄임말
윙= 박지훈, 윙크남의 줄임말
큡즈= 유선호·라이관린, 소속사인 큐브(즈)의 줄임말
호원즈= 김재환·정세운, 두 사람이 다니는 대학교인 호원대학교(즈)의 줄임말
고정픽= 좋아하는 연습생들
OO앰= OO엄마, OO의 팬을 뜻하는 말
견제픽= 상위권 연습생 견제를 위해 일부러 하위권 연습생에 투표하는 것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신드롬에서 보여주듯 프로듀스 101에 출연하는 연습생들은 아직 데뷔 전 연습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현직 아이돌 못지않은 탄탄한 팬덤을 갖췄습니다. 팬들의 조공을 비롯해 아이돌의 생일이나 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만 팬들이 게시한다는 지하철 광고판도 등장했죠.

지하철 역사 곳곳에는 특정 연습생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광고판들이 경쟁하듯 설치돼있는데요. 광고판의 QR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연습생의 홍보 영상 등이 뜨기도 합니다. 연습생들이 광고판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모습들이 포착되면서 팬들의 광고판 경쟁은 더욱 가열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팬들은 대학교 등 번화가에서도 투표를 독려하며 스티커와 커피, 과자 등과 투표 방법을 안내하는 게시물을 나눠주기도 하죠. 그야말로 ‘열일’하며 ‘내 새끼’의 ‘데뷔길’을 위해 뛰는 것입니다.

‘프듀 끝나면 어쩌려고…’ 싶을 정도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프로듀스 101 시즌 2.

이 같은 인기는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인간적인 감동을 선물하기 때문입니다. 소년들이 꿈을 좇아가는 모습은 도전정신과 열정의 힘을 일깨우게 합니다. 대중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이들이 하루아침에 많은 관심을 받고 스타가 되는 과정이 '희망의 메시지' 가 되는 거죠.

하지만 프로그램이라는 차원을 넘어 과열모습까지 보이는 프로듀스 101이 '연예인 열망'과 '인기에 영합하는 성공'이라는 허황된 꿈을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실력과 노력이 성공의 열쇠가 아니라 인기와 외모가 꿈을 이뤄준다는 착각에 빠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대규모 팬덤과 열광적인 인기, 숱한 논란과 신드롬을 남긴 프로듀스 101 시즌 2.
‘당신의 원픽이 데뷔하길 열렬히 바라는 그 뒤엔 인위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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