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룡’아마존, 왜 ‘오프라인’ 유기농 식품체인 홀푸드마켓 인수하나

입력 2017-06-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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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푸드마켓. 사진=AP뉴시스
▲홀푸드마켓. 사진=AP뉴시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한다.

아마존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마켓을 137억 달러(약 15조535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부채 포함 주당 42달러 현금가로 15일 홀푸드마켓 종가 기준 약 27%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아마존은 인수 후에도 홀푸드마켓의 브랜드를 유지하고 독립 사업부로 현재처럼 운영할 방침이다. 존 맥키 홀푸드마켓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기존 경영진도 그대로 유임된다.

홀푸드 인수는 사실상 아마존이 오프라인 식료품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아마존을 필두로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부진을 면치는 못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아마존의 관심이 오프라인 유통시장에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프라인 식품시장 규모는 7500억 달러에 달한다. 보통의 미국가정은 일주일에 평균 두 차례 식료품점에서 장을 본다. 온라인 쇼핑이 발달했지만 인터넷보다는 식품만큼은 눈으로 직접 보고 꼼꼼히 따져서 사려는 사람이 많다. 시장전문조사기관 NPD 그룹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산다고 답한 사람 중 74%가 식품만큼은 오프라인에서 산다고 답했다. 아무리 전자상거래가 발달해도 식료품 부분이 온라인 쇼핑몰 공세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소비습관을 반영해 아마존도 이미 온라인 회원들에게 식료품을 집으로 배달하는 ‘아마존 프레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서는 무인 식료품점 ‘아마존 고’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다. 이에 베조스가 홀푸드 인수를 통해 또 다른 테스트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홀푸드를 기점으로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아마존 고나 아마존 프레시를 확대 운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마존은 홀푸드의 인수로 단숨에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에 있는 46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고가에도 양질의 제품을 추구하는 고객도 확보하게 됐다고 USA투데이는 평가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홀푸드마켓이 최고의 유기농 식료품을 제공하고, 건강하게 먹는 것을 즐겁게 만들기 때문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홀푸즈마켓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날 아마존의 주가는 이날 아마존은 2.3% 올랐고, 홀푸드마켓의 주가는 29% 폭등했다. 반면 홀푸드마켓의 경쟁업체로 손꼽히는 유통업체 크로거와 코스트코홀세일은 각각 9.24%, 7.19% 폭락했다. 월마트도 4.65% 떨어졌고 타깃은 5.1% 추락했다. 아마존이 홀푸드 인수로 식료품 업계의 기존 질서도 파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영향이었다. 실제로 아마존이 온라인 서점을 연 후 미국 서점의 대명사였던 보더스는 문을 닫았고, 반즈 앤 노블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날 월마트는 온라인 남성복업체인 보노보스를 인수했지만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지 못해 주가는 급락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홀푸드에 인수를 제안하는 다른 제3의 기업이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이 제시한 주당 42달러 인수가는 홀푸드의 잠재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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