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차이로 희비 엇갈린 아마존과 월마트

입력 2017-06-19 08:49 수정 2017-06-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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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5분 차이였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온라인 유통공룡 아마존닷컴이 미국 고급 슈퍼마켓 체인 홀푸즈마켓을 137억 달러(약 15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지 딱 5분 후, 오프라인 강자인 월마트스토어가 남성의류 전문 인터넷 쇼핑몰 업체인 보노보스를 3억1000만 달러(약 3512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월마트로서는 투자자들에게 온라인 부문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월마트의 투자액의 44배가 넘는 아마존의 기업 인수·합병(M&A) 소식에 김이 새버렸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에 쏠리며 양사의 주가도 희비가 엇갈렸다. 16일 아마존의 주가는 전일 대비 2.44% 뛴 반면 월마트스토어의 주가는 급락했다. 월마트의 주가는 전날보다 4.65% 떨어진 75.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아마존이 오프라인 슈퍼마켓 사업에까지 뛰어들면 업계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다. 아마존은 홀푸즈 인수를 통해 인터넷에서 구입한 신선 식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는 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4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홀푸즈로서는 마다할 거래가 아니다. 아마존 산하에 들어가면 집객력을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과 홀푸즈의 거래는 가뜩이나 아마존의 온라인몰에 고객을 빼앗겨온 유통업계에는 청천벽력이었다.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까지 영역을 넓히면 그나마 유지하던 점유율 하락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 뻔하다. 월마트 외에 식료품 체인 크로거와 회원제 할인점 코스트코 홀세일에서부터 제너럴밀스, 캠벨수프, 크래프트하인즈 등 가공식품 업체들의 주가도 크게 빠졌다.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는 그동안 유통업계 선두 자리를 둘러싼 아마존과 월마트의 점유율 전쟁에 방점을 찍은 셈이 된 것이다. 사실 온라인에서 구입한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받는 시스템은 월마트가 먼저 도입해 정착시켰다. 월마트는 자사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고객에게 오프라인 매장을 둘러볼 수 있게 해주고, 제품을 클릭해 온라인으로 반복해서 구매할 수 있는 ‘이지 리오더(Easy Reorder)’로 고객들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아마존이 홀푸즈를 통해 계획하고 있는 시스템은 월마트에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아마존 효과에 밀려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동안 월마트는 아마존에 대항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덕분에 지난 분기 온라인 매출은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작년 가을 신흥 인터넷 쇼핑몰 제트닷컴 인수를 비롯해 올해 들어서는 무스조, 슈바이, 모드클로스 등 작은 온라인 쇼핑몰을 여러 개 인수했다. 보노보스 인수도 온라인몰 강화의 일환이었다.

월마트의 매출은 4860억 달러로 그 절반은 식료품에서 나온다. 아마존이 홀푸즈를 인수한 건 월마트의 식료 부문 매출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5조50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미국 소매시장을 가르기 위한 올해 마지막 결전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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