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처리 전문 홍성욱 BLH아쿠아텍 대표 “물 분자 쪼개니 농업·산업 안 쓰이는 데 없죠”

입력 2017-06-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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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개발한 ‘아큐토닉스’ 작물의 수분흡수 도와 생산성 향상

▲지난달 말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만난 BLH아쿠아텍 홍성욱 대표이사는 “아큐토닉스를 붙이면 농업에서의 생산성이 자동적으로 올라가게 된다. 앞으로 모든 작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본 설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근 기자 foto@
▲지난달 말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만난 BLH아쿠아텍 홍성욱 대표이사는 “아큐토닉스를 붙이면 농업에서의 생산성이 자동적으로 올라가게 된다. 앞으로 모든 작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본 설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근 기자 foto@

“물은 거의 모든 산업군에서 사용되지만 점점 희소한 자원이 돼 가고 있습니다. 한정된 물 자원의 생산성 향상 방안을 연구하는 수처리 기술이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이투데이와 성남시 판교 사무실에서 만난 홍성욱 BLH아쿠아텍 대표(49)는 “물은 우리에게 친숙한 물질이지만 물이 흡수되는 과정이나 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론에서는 아직 연구돼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세계 물 산업 시장이 2025년까지 1066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현재 전세계 시장의 2% 미만의 점유율에 그치는 국내 물 산업의 입지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물 산업은 그나마도 건설·시공업에 치우친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실정인데다 물 전문 기업들이 전무해 해외 진출 기반이 취약하다는 진단이다.

BLH아쿠아텍은 이런 국내 현실에서는 드물게 수처리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강하게 응집돼있는 물 분자 클러스터에 전기 충격을 가해 잘게 쪼개 걸러내는 기술을 응용한 농업용·산업용 수처리 장비 ‘아큐토닉스’를 개발해 최근 국내외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연승을 거두고 있다.

아큐토닉스는 3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쳐 농업용으로 처음 개발됐다. 홍 대표와 팀원들은 작물의 광합성 과정에서 수분 흡수를 도와주면 작물이 받는 스트레스가 줄고 광합성 효율이 높아지는 것을 포착, 이를 농업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그는 “아큐토닉스를 20종 이상의 작물로 테스트한 결과 광합성 효율은 약 10% 높아지고 농업생산율은 평균 20-25% 정도 증산됐다”며 “앞으로 아큐토닉스는 모든 작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본 설비가 될 것”고 설명했다.

아큐토닉스는 현재 국내를 비롯해 미국 농장에도 보급되고 있다. 미국 시장은 현지 조합을 통한 직접 수출이 이뤄지는 데다 중간상이 없고 대형 농업사업자가 많아 미래가 더욱 유망하다. 현지 농업 유관 조합만 1500여개, 각 조합당 1000가의 농가가 모두 잠재적 고객이다. 홍 대표는 “미국 20여 개 농업 조합에 가입된 2만 개 농가 중 300개 농장에 우선 보급돼 내년 상반기까지 30억원 정도의 수출이 발생할 계획”이라며 "중국 시장에는 올하반기 중국 과학기술원에서 테스트가 이뤄진 후부터 보급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회사는 같은 원리를 적용해 해수담수화용 아큐토닉스를 개발해냈다. 제품은 주로 역삼투압(RO) 필터를 사용하는 해수담수화 시설에 적용된다. 필터에 바닷물을 센 압력으로 통과시키면 염분만 걸러지고 담수만 남게 되는 RO 필터링의 전처리 과정에 아큐토닉스를 활용하면 물 분자가 더 쉽게 필터를 통과, 에너지 대비 효율적으로 담수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단가는 5% 이상 절약된다. 해수담수화용 아큐토닉스는 내년부터 수익이 가시화될 예정이다.

홍 대표는 “아큐토닉스는 물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산업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농업뿐 아니라 시멘트와 물의 화학반응이 필요한 건설업이나 초순수 물이 활용되는 대부분의 전자 소재, 반도체 제조 공정 등 향후 적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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