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 라운드3ㆍ현대차] “현대차 어느 방안 택하든 6조이상 필요… “글로비스·엔지니어링이 자금줄”

입력 2017-06-19 11:03 수정 2017-07-1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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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경영승계 위한 자금은 어디서 나오나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이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진행되는 만큼 관련 자금을 마련하는 데 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들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현재 그룹 계열사 8곳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대자동차(1.8%), 기아자동차(1.7%), 현대글로비스(23.3%), 이노션(2.0%), 현대엔지니어링(11.7%), 현대위아(2%), 서림개발(100%), 현대오토에버(19.5%) 등이다.

이 중 주목을 받는 곳은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이들 계열사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현재 유력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는 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룹 통합지주사 설립 이후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할 경우 단번에 지배구조 정점의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또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와 합병하는 방안도 주요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이에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외형 확대에 주력해왔다. 보유 지분이 30%에 미치지 않아 법적인 규제를 받지는 않았으나, 승계자금 마련을 위해 일감 몰아주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난까지 감수했다.

그 결과 2012년 3조 원대에 불과했던 현대글로비스의 자산은 2013년 4조4200억 원, 2014년 5조5400억 원, 2016년 6조5400억 원 등으로 급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자금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모회사인 현대건설과 합병을 단행할 경우 우회상장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때 정 부회장은 막대한 자금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현대오토에버도 어떤 형식으로든 승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2015년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서 현대오토에버의 최대주주는 정 부회장이 됐다.

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오토에버의 지분율은 19.64%로 비상장사 일감규제 상한인 20%를 밑돌고 있다. 그룹사의 시스템 개발·공급·관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오토에버는 현대글로비스와 마찬가지로 그룹사 일감을 도맡으며 기업 가치를 올리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어느 고리를 끊든 6조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며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1조2847억 원 규모)과 현대엔지니어링 지분(5270억 원 규모)이 승계 자금줄”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그룹은 어떤 지배구조 개편을 선택하든 순환출자 해소 유예기간 3년과 지주회사 전환 유예기간 4년을 최대한 활용해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올려 정 부회장의 자금 여력을 튼튼히 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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