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前 삼성사장, 朴 재판 증언 거부… 특검 "사법제도 무시하는 태도"

입력 2017-06-19 11:11 수정 2017-06-1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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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65) 전 대통령 재판에서 증언 거부 의사를 밝힌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 대해 "사법제도를 무시하는 태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검은 삼성 측 비협조를 이유로 다음 재판에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곧바로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특검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 씨의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사장은 16일 증언거부 사유서를 제출했다. 형사소송법상 본인이 형사소추 또는 공소제기를 당해 유죄 판결을 받을까 걱정될 경우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특검은 "박 전 사장은 삼성전자의 전직 CEO급 임원이자 대한승마협회 회장으로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이라며 "박 전 사장의 증언 거부는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어 "박 전 사장의 증언 거부는 사법제도를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를 여실히 보여 준다"고 꼬집었다. 특검은 "이 사건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중요한 사건으로 누구든 실체적 진실 발견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며 "전·현직 고위 공직자, 기업가 등 많은 시민들이 생업에 지장이 가도 감내하고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다"고 삼성 측의 비협조를 비판했다.

그동안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등 삼성의 모든 관계자들이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증인으로 나오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특검은 "대기업 총수들이 연루된 수많은 형사사건이 있었지만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재판 절차에 협조하지 않은 것은 전례가 없는 거로 안다"며 "삼성의 행동은 이 부회장을 위시한 관계자들이 '우린 더 위에 있다'고 하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예"라고 날을 세웠다.

특검은 "이것은 이 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삼성그룹 차원의 통일적 의사표시"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을 방어하기 위한 삼성 측과 변호인단의 조직적인 의사결정이라는 것이다. 특검에 따르면 삼성 측은 박 전 사장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 등 다른 피고인들도 모두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특검은 박 전 사장에 대해 증인신문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은 "증언의 내용 외에도 증인의 증언 태도, 인상 등 전반적 내용은 재판부의 심증을 형성하는 중요한 절차"라면서 "형사소송법에는 증인에게 포괄적 증언 거부를 인정하지 않고 증언거부 사유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과 규정에 따른 신문에서 삼성 관계자라고 해도 특혜와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 기일에 이 부회장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오늘 박 전 사장의 증언 거부에 이 부회장의 의사가 결정적으로 반영됐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며 "다음 기일에 이 부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부회장의 증언을 지켜본 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 다른 삼성 관계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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