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정책 대전환 본격화...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입력 2017-06-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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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훈 의원 “연평균 1만9296원 상승”

문재인 대통령이 ‘탈(脫)원전’ 에너지 정책을 선언했지만 이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신규 원전 건설과 노후 원전 수명 연장에 대해 전문가 사이에서도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천명했다. 현재 계획 중인 신규 원전을 전면 백지화하고, 설계수명 연장을 중단하며, 현재 공정률이 30%에 달하는 신고리 5ㆍ6호기 건설 중단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내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9년까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은 이날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를 제외하면 총 11기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가야 한다는 방향에는 반론이 없지만 문제는 대안이다. 전문가들은 환경성·안전성을 추구하다 보면, 에너지 안보·경제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연간 약 1조 달러) 중 수출과 수입을 각각 5000억 달러가량으로 보면 총 수입액 중 3분의 1 정도를 에너지 수급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당장은 공급이 안정적이더라도 해외의 공급량이나 가격에 따라 국내 에너지 수급이 흔들릴 수 있는 에너지원은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LNG는 발전 단가가 원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싸고 원료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경제성 측면에서 원자력은 낮은 전기요금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수출 경쟁력 제고에 일조해 왔다. 원전(30.7%)과 석탄화력(39.3%)의 발전량이 70% 비중에 달하는 이유다.

전력 판매단가를 고려하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Δ신규 원전 6기 건설 계획 취소 Δ현재 운영 중인 원전의 수명 연장 없는 운영 종료 Δ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할 경우를 가정할 때 전력 구입비는 매년 3조9527억 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한 가구당 연평균 1만9296원의 전기료가 상승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전이 중대사고의 위험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외부비용을 포함해 원전의 발전 단가를 재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었던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은 일단 유보했다. 사회적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착륙 방안을 우선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국민과 산업계에 전기요금 상승은 아직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현실성을 고려한다면 국민들이 전기요금을 수용할 수 있는 적정 수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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