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명장을 찾아서]박현태 롯데홈쇼핑 쇼호스트팀장 “상품에 가치 불어넣으니 말발굽도 완판”

입력 2017-06-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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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창의적 스토리텔링 연구…소비자에 만족감 전달이 최우선

“쇼호스트는 상품에 만족감을 주는 연금술사입니다. 많이 팔기도 해야하지만 상품에 진정성을 담아 가치를 불어넣어야 하죠.”

서울 영등포구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만난 박현태 롯데홈쇼핑 쇼호스트 팀장은 쇼호스트란 직업을 이렇게 소개했다.

박 팀장은 2001년 롯데홈쇼핑에 입사해 롯데홈쇼핑의 첫 방송을 진행한 쇼호스트다. 17년간 홈쇼핑 방송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온 것. 2015년 손해보험협회 선정 ‘업계 최우수 쇼호스트’로도 꼽힌 그는 지난해부터 쇼호스트 팀장을 맡고 있다.

◇강철 체력에 스트레스 관리는 필수=오랜 불황으로 홈쇼핑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럼에도 쇼호스트들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그는 쇼호스트가 된 계기에 대해 “기자와 아나운서 활동을 하면서 직접 방송을 진행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대부분 방송 프로그램이 PD의 특성을 반영하는데 홈쇼핑은 쇼호스트의 역량이 가장 개성있게 표출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생각외로 체력적 인내도 필요하다. 그는 “쇼호스트는 강철 체력이 요구되는 행복메신저다. 평일과 휴일의 구분이 없고, 때에 따라 새벽 3시에 취침하고, 기상한다”며 “하루 20시간을 생방송하고 24시간 돌아가는 회사에 몸담고 있다보니 스스로 행복감이 없으면 해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40여 명의 롯데홈쇼팅 쇼호스트팀의 책임을 맡고 있다. 남성이 12명, 여성이 30명이다. 연령대도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다. 박 팀장은 “우리 팀 문화는 가족같은 끈끈함이다”라며 “호칭도 언니, 오빠, 누나 등 자유롭게 부르고, 기존 프리랜서 조직과 달리 선후배 문화가 잘 어우러져있다”고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불규칙한 생활과 하루하루, 혹은 분 단위로 집계되는 매출 실적이 쇼호스트에게는 부담이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스트레스 관리는 필수다. 자연스레 그 역시 모터사이클 라이딩 등 활동적인 취미를 갖고 있다. 방송에서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실제성격은 외향적이라는 그는 개성강한 쇼호스트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매니저이기도 하다.

“의상실에서부터 쇼호스트들에게는 미묘한 갈등이 시작될 수 있어요. 팀원들이 과도하게 체력을 소모하지 않고 조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티 나지 않게 잘 조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송 모니터링과 함께 팀원들이 힘든 일이 있으면 면담도 자주하는 편이에요.”

◇홈쇼핑에서 파는 말발굽…“결국 완판했어요”=그는 작은 제품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박 팀장은 자신만의 방송 철학으로 “쇼핑은 단순히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필요적 행위가 아니라 만족감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상품도 의미를 부여해 소비자에게 큰 만족감을 전하는 것이 그에게는 작은 행복이다. 때문에 온종일 연구와 체험에 매달려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을 발굴하고 있다.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있다. 일상에 흔히 쓰이지 않는 말발굽을 비싼 값에 팔아야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박 팀장은 이 제품을 누가 왜 사야할지부터 고민했다.

그는 “1892년 아일랜드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한 톰 크루즈,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 ‘Far and Away(파 앤 어웨이)’를 떠올렸다”며 “오클라호마의 광활한 자연을 무대로 펼쳐지는 스토리에서 말의 역할은 중요하다. 행운의 땅으로 데려간 것은 말이기 때문에 이를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는 상품으로 의미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 덕에 미리 준비한 고가의 말발굽은 수량 300개가 생방송 도중 모두 완판(완전판매)됐다.

홈쇼핑 방송의 콘셉트를 바꾼 일화도 신선하다. 상조상품 기획 당시 “기존 상조상품 판매 방송은 대부분 눈물을 자극하는 신파극 형태로 진행돼 진부했다”며 “상조상품은 왜 슬퍼해야만 하는가”라고 생각하다 엄마 말을 늘 반대로 듣는 전래동화 청개구리 이야기를 떠올렸다.

박 팀장은 “방청객을 불러 아들을 못믿은 엄마 청개구리는 결국 ‘강가에 묻어달라’라고 반대로 뜻을 전하는데 마찬가지로 상조가입도 부모님의 의심을 지우기 위해 필요하다는 스토리를 입혔다. 아프면 찾는 빨간약처럼 부모님이 돌아가실때 상조 가입을 할 것이 아니라 언제 필요할지 모르니 미리 가지고 있다 쓰면 된다는 스토리”라고 설명했다.

#사진설명(사진=이동근 기자)

박현태 롯데홈쇼핑 쇼호스트 팀장. 그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쇼호스트는 상품에 만족감을 주는 연금술사”라며 “많이 팔기도 해야하지만 진정성있게 상품에 가치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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