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한국특수형강 채권단, 매각 위해 ‘회생종결’ 초강수

입력 2017-06-22 09:24 수정 2017-06-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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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7-06-22 09:20)에 Money10을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법정관리(기업회생)가 진행 중인 한국특수형강의 채권단이 회사의 매각을 위해 회생 조기종결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의 정상화는 물론이고 채권자 이익도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2일 부산지방법원에 따르면 한국특수형강의 주채권자인 유암코는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로고스를 통해 ‘회생절차의 조기종결을 위한 의견서’를 지난 19일 법원에 제출했다. 앞서 유암코가 법원에 낸 M&A 추진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법원 관계자는 “회사 관리인과 의견서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암코는 한국특수형강의 주채권자이자 최대주주다. 지난해 9월 한국특수형강의 회생계획안이 법원 인가를 받으면서 유암코의 회생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됐다. 채무자나 관리인이 아닌 채권자가 조기종결을 신청하는 일이 흔치 않지만 유암코는 단순 채권자가 아닌 특수한 위치로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다. 회생 종결 후 보유 지분의 의결권이 살아나면 M&A 등을 통해 지분을 매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 4월 말 유암코는 한국특수형강의 영업환경상 당장 내년부터 채무를 변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M&A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원에 제기했다. 회생계획안에서 목표로 잡은 매출·영업익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채무 변제를 위해 계획 중인 공장부지 등 자산 매각도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회사는 지난달 15일 법원에 정상적인 채무 변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반대 서류를 제출했다. 제1차년도 변제계획을 충실히 이행했고 올해 영업실적도 양호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M&A 요청이 일부 투자자의 수익 극대화에 이용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당시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당장 M&A 필요성이 없다”는 답변서를 유암코에 보냈다. 이에 유암코는 회사가 변경회생을 통한 M&A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정상화돼 있다면 회생을 조기종결할 수 있는 상태라고 주장한 것이다.

한국특수형강은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채권단의 조기종결 신청에 당황한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회생계획 인가 후 만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회사는 회생 조기종결을 계획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회생이 조기 종결되고 유암코가 매각을 추진하면 현 경영진은 회사와 결별해야 하는 상황으로 추정된다.

유암코 외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은행 역시 우선 법원의 결정을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아직 법원의 의견 조회는 들어오지 않았다”며 “법원 요청 시 회사의 입장과 현 상황을 충분히 듣고 정상화에 이로운 방향으로 조기종결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일반적으로 법정관리 탈피는 법원과 채권단이 앞서 조율한다"며 "최종 결정은 법원의 몫이지만, 채권단이 조기회생 종결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것은 이런 사전 조율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법정관리를 정해진 기간(10년)보다 일찍 마치는 종결 절차는 회생법상 이해관계인의 신청이나 법원의 직권으로 가능하다. 회생절차 폐지와는 달리 종결은 채권자 이익 감소가 없어 채권자집회 등 동의도 필요하지 않다. 통상 법정관리를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채무회사나 매년 회사 상황을 평가하는 관리위원회가 법원에 조기종결 신청을 하면 법원이 검토 후 직권으로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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