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칼라닉 CEO 빈자리 누가 채울까...창사 이래 최대 위기

입력 2017-06-22 08:15 수정 2017-06-2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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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샌드버그는 거절·유튜브 수장과 전 디즈니 2인자 등 물망…외부 CEO 영입에 대한 회의론도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 블룸버그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 블룸버그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이자 700억 달러(약 80조 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로 세계 1위 ‘유니콘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자랑하는 우버가 2009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리더십 공백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우버를 오늘날의 위치로 키운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칼라닉은 올 들어 직원 성추행과 남성 중심의 성차별적인 기업문화, 고객 사생활 침해, 경쟁기업 기밀 유출에 따른 소송 등 온갖 파문에 휘말린 끝에 지난주 장기 휴직을 선언하더니 결국 주요 투자자들의 압력을 못 이겨 전날 CEO 자리를 내놨다. 우버는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핵심 임원직도 텅텅 빈 상태다.

칼라닉의 후임으로 가장 먼저 거론된 것은 페이스북의 2인자로 마크 저커버그 CEO와 함께 회사를 지금의 위치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셰릴 샌드버그 COO였다. 뉴욕포스트는 우버 이사인 아리아나 허핑턴이 샌드버그를 신임 CEO로 밀고 있다고 전했다. 잘못된 기업문화로 진통을 겪는 우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에 남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샌드버그 카드가 사실상 달성되기 어려운 가운데 실리콘밸리와 미디어산업 내 주요 리더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디즈니의 COO를 역임했던 톰 스태그스도 유력 후보라며 그는 칼라닉 사임 전에 우버와 이미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최근 야후에서 물러난 마리사 메이어와 유튜브의 수전 워치츠키 CEO,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후계자였다가 물러난 니케시 아로라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FT는 우버의 일부 핵심 투자자들이 외부에서 CEO를 영입하는 데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우버 고문이자 주주인 브래들리 터스크는 “만일 신임 CEO가 단지 일시적인 기업 운영자에 그치고 운송산업에 대한 비전이 없다면 우버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버는 아마존과 애플이 각자의 영역에서 그랬던 것처럼 운송 부문을 장악해 앞으로 10년 안에 5000억 달러 가치를 지닌 기업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CEO로는 이를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故) 스티브 잡스나 저커버그처럼 칼라닉도 실리콘밸리 창업 신화를 창출한 역사적 인물이었는데 그의 카리스마를 이어갈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칼라닉 축출에 가담하지 않은 한 다른 투자자는 “이는 재앙과 마찬가지다. 애플도 잡스를 해고하고 나서 그가 복귀하기 전까지 몰락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다”며 “이사회는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아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우버의 성공 여부는 그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로운 CEO는 칼라닉이 방치한 나쁜 기업문화와 온갖 법적·윤리적 이슈들을 해결해야 하는 큰 책임을 떠안게 된다. 야후파이낸스는 우버가 수익성 확보·기업문화 개선, 운전자·고객과의 관계 개선·혁신 지속 등 3대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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