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아세안] 화장품·식품·패션의 ‘블루오션’… ‘할랄’ 두드리는 ‘한류’

입력 2017-06-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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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부터 스킨케어까지 검사·인증제

할랄 시장 2021년까지 3조 달러로 성장

브랜드보다 상품 품질·신뢰 더 중요

중소기업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각광

중소기업계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할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할랄이란 이슬람 율법에 기초해 ‘신이 먹을 수 있도록 허용된 음식’이란 뜻으로 무슬림들의 식품 섭취 기준이자 규율이다. 전 세계 할랄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1조8900억 달러이며 업계에서는 오는 2021년까지 약 63% 증가한 3조달러(한화 약 360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할랄 시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산업 진출에 집중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할랄 시장 진출은 인증뿐만 아니라 이슬람 시장에 진출해 현지의 소비자 인식까지 자리 잡아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가 필요하다.

◇할랄 시장은 화장품, 식품 등 다양 = 할랄 시장은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진출 분야는 화장품, 패션, 식품 등 광범위하다.

무슬림이 먹고 마시는 모든 식품은 할랄 시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무슬림 지역은 섭취된 음식물이 그 사람의 몸과 영혼이 된다고 믿는 풍습이 있기 때문에 식품은 할랄 시장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해당 식품이 할랄에 적합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할랄 인증이 필요하게 됐으며 지역에 따라 인증 절차나 의존도는 편차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슬람 국가에서 할랄 식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모든 식재료를 할랄 재료로만 조리하고 무슬림이 운영하거나 주방을 맡아야 한다. 특히 관할 종교 당국의 정기 검사까지 받아야 한다. 이러한 정식 절차를 거쳐 할랄 인증을 취득한 업소는 입구에 할랄을 뜻하는 로고를 표시하게 된다. 다만 체인점이나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개별 식당에선 할랄 기준과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식재료는 체인 본부, 조리와 판매는 체인점과 가맹점에서 실시되는 등 다른 양상을 보인다.

화장품 산업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다. 피부에 접촉하고 제품에 따라 극소량 체내에 흡수될 수 있는 화장품은 스킨케어, 메이크업 제품, 헤어, 향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전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7500억 달러로 할랄 시장은 이중 54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할랄 시장 인증 화장품들은 대부분 각 이슬람 국가의 현지 브랜드인 경우가 많다.

할랄 시장의 화장품에는 개·돼지, 그리고 라드, 젤라틴, 콜라겐, 글리세린, 태반, 혈액, 양수 등 인체성분, 수은과 납 등의 유해성분은 사용할 수 없다. 또 허용된 원료라 하더라도 비할랄 물질과 혼합되거나 오염된 경우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할랄 화장품은 동물 실험을 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중소기업, 할랄 시장서 틈새 찾는다 = 국내 중소기업은 이슬람 문화권의 사회적 이슈에 맞춰 진출하고 있다. 특히 할랄 시장은 대기업 제품 여부나 브랜드보다 품질과 신뢰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만큼 중소기업들에는 새로운 틈새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전에 위치하고 있는 화장품 전문기업 대덕랩코는 할랄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중소기업이다. 대덕랩코는 지난 2013년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고 알려진 할랄 인증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받은 곳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화장품은 동물 유래 성분, 에탄올, 계면활성제, 실리콘, 조합향료 등 독성물질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무슬림 면세점 입점 등으로 이어지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할랄 화장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식품 장식물을 디자인하고 있는 ‘더베러푸드’ 역시 국내를 대표하는 할랄 시장 진출 기업이다. 200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케이크 위에 올라가는 초콜릿 장식을 비롯해 종이, 머랭, 클레이 등 다양한 소재로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더베러푸드가 할랄 시장을 처음 접한 2014년은 무슬림 진출에 대한 정보가 미흡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할랄 인증을 받는데까지 1년여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할랄 인증을 받은 뒤 2015년부터는 말레이시아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매년 성장세가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할랄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이 약한 편인 것 같다”며 “정부 주도로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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