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의 선언 “10년 안에 시총 20조 엔 회복하고 후계자에게 물려줄 것”

입력 2017-06-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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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주총서 발표…비전펀드가 전략의 핵심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2015년 6월 18일(현지시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손 회장은 21일 주주총회에서 시총 20조 엔 회복을 선언했으며 10년에 걸쳐 후계자를 고를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AP뉴시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2015년 6월 18일(현지시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손 회장은 21일 주주총회에서 시총 20조 엔 회복을 선언했으며 10년에 걸쳐 후계자를 고를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AP뉴시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앞으로 10년 안에 시가총액 20조 엔(약 205조 원)을 회복하고 나서 후계자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2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은 전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시총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주식을 매입하신 분들은 지금도 어려운 손해를 보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믿고 주식을 사 주신 분들 중에 단 한 명의 피해자도 만들고 싶지 않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소프트뱅크는 닷컴버블이 붕괴하기 직전인 지난 2000년 2월 약 20조 엔으로 사상 최대 시총을 달성했다. 현재는 10조 엔으로 정점 당시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시총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모습을 보여왔다. 1994년 상장 이후 투자한 IT 기업들의 성장과 닷컴버블의 순풍을 타고 2000년까지 시총이 급증했지만 버블 붕괴로 단번에 감소해 2002년에는 2700억 엔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영국 보다폰 일본법인 인수로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하고 IT 기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시총을 다시 늘려왔다. 결국 이달 초 고비인 10조 엔 선에 이르렀다.

앞으로 시총을 10조 엔 더 늘리는 방법에 대해 소프트뱅크가 제시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올해 출범한 10조 엔 규모의 기술투자 펀드 비전펀드를 통한 투자 확대다. 이동통신 사업에 진입하기 이전 투자회사로서의 면모를 다시 갖춰 고성장을 노리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주총에서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최근 인수하거나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기업들을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지난해 약 3조3000억 엔에 사들인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홀딩스에 대해서 손 회장은 “ARM은 스마트폰이 나오기 10여 년 전부터 여기에 들어갈 칩을 설계하고 있었다”며 “이렇게 미래를 예언할 수 있는 기업을 소프트뱅크가 품고 있다”며 투자 확대가 성장의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주총에 참석한 개인주주들은 “사업 내용의 변화는 신경 쓰지 않는다. 주가가 오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기를 바란다”“지금의 소프트뱅크처럼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기업에 다른 방법은 없다. 앞으로도 과감하게 도전해 높은 수익을 노려야 한다”고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손 회장의 후계자 문제다. 앞서 후계자 후보로 영입했던 니케시 아로라 부사장이 전격적으로 퇴임한지도 1년이 지났다. 실패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총회에서 손 회장은 후계자 선정에 대해 “앞으로 10년에 걸쳐 제대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8월로 60세가 되는 손 회장은 이전부터 60대가 되면 후계자에게 사업을 물려주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사업에 대한 넘치는 의욕과 열기에 은퇴를 사실상 뒤로 미룬 셈이다. 주총에서의 일련의 발언을 종합하면 손 회장은 향후 10년 이내 시총 20조 엔을 달성하고 후계자에게 넘기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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