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서점가 ‘文’으로 통했다

입력 2017-06-2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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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관련 서적·문학서적 판매 상위권에…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도서 등 국내 서점가는 올해 상반기 치러진 19대 대선을 기점으로 ‘대통령 특수’ 현상이 나타나며 문재인 대통령이 표지모델로 등장한 ‘타임 아시아판’을 비롯해 ‘문재인의 운명’ 등 관련 서적이 종합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밝혔다.이동근 기자 foto@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도서 등 국내 서점가는 올해 상반기 치러진 19대 대선을 기점으로 ‘대통령 특수’ 현상이 나타나며 문재인 대통령이 표지모델로 등장한 ‘타임 아시아판’을 비롯해 ‘문재인의 운명’ 등 관련 서적이 종합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밝혔다.이동근 기자 foto@

올해 상반기 서점가는 ‘송인서적 부도’로 어수선한 분위기로 시작했지만 문학계 거장들의 잇따른 신간 출간과 미디어셀러 효과로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새해 시작과 함께 서적도매상인 송인서적이 부도 처리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얼어붙은 소비심리 때문에 출판계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드라마 ‘도깨비 특수’, ‘대통령 특수’ 등이 이어지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도서 등 국내 서점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치ㆍ사회 분야의 서적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표지모델로 등장한 잡지의 판매가 급등하면서 잡지 분야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시ㆍ에세이 관련 서적의 인기는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지만, 초ㆍ중ㆍ고 학습 서적의 하락세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점가는 올 상반기 소설, 시ㆍ에세이 분야에서 다수 도서가 베스트셀러 상위에 오르면서 전체 판매 점유율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교보문고에서 가장 인기를 끈 책은 뒤늦게 베스트셀러로 오른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였다. ‘언어의 온도’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에 저자의 감성이 더해진 책으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역주행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 책은 인터파크도서에서도 올 상반기 종합베스트셀러 1위, 예스24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근현대사의 아픔을 다룬 김훈의 ‘공터에서’, 30대 여성의 보편적인 삶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등 소설책도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82년생 김지영’은 국회의원 전원과 대통령에게도 선물로 건네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베스트셀러 순위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문학 관련 서적의 매출 신장을 이끈 것은 ‘도깨비 열풍’이 한몫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이 읽은 책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를 비롯해 ‘도깨비’ 소설과 포토에세이까지 주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시집이 관심을 끌기도 했고,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시들을 엮은 시집도 인기를 얻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시작으로 5월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와 함께 사회ㆍ정치적 이슈에 관심이 쏠리면서 관련 서적도 주목받았다.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의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문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 특수’로 인해 관련 서적이 화제를 모았다. 예스24에서는 올 상반기 종합베스트셀러에서 문 대통령이 표지모델로 등장한 타임 아시아판이 1위에 올랐으며, 인터파크도서에서는 9위를 기록했다. 현직 대통령의 자서전인 ‘문재인의 운명’은 한 때 서점별 주간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2017 상반기 종합베스트셀러에서도 교보문고 25위, 예스24 14위, 인터파크도서 6위 등을 기록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변화하는 미래를 전망하고 대비하고자 하는 경제경영 서적도 관심을 끌었다.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은 다가오는 미래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주목받은 대표 서적이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는 독자들이 늘면서 미래 전망서인 김난도의 ‘트렌드 코리아 2017’, 박영숙의 ‘세계미래보고서 2055’도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문학계 거장들의 잇따른 신간 출간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김영하는 지난달 25일 소설집 ‘오직 두 사람’을, 이외수는 지난달 30일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같은 날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새 장편소설 ‘잠’을 내놨다. 10일에는 황석영이 자전적 에세이 ‘수인’을 출간했다.

한편, 서점가는 올 하반기 젊은 작가들의 신작 출간으로 한국 문학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한편, ‘4차 산업혁명’, 정치 관련 서적의 흥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올 상반기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쇼코의 미소’의 최은영 등 젊은 작가들이 지지를 받으며 40대 이상의 중견작가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이었던 한국 문학계에 다양성의 꽃을 피웠다”라며 “하반기에도 오랜만에 신작을 출간하는 박민규, 김애랑 등의 작가들이 새로운 소재와 장르의 작품으로 한국 문학의 스펙트럼을 넓혀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은 계속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관련 서적은 다가오는 미래에 여러 문제에 대해 좀 더 깊은 질문을 던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촛불과 대선을 거치면서 국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관련 서적도 올 하반기 출판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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