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청와대에 머물며 4일 앞으로 다가온 한ㆍ미 정상회담 준비에 집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하루 종일 참모진들로부터 방미 일정과 준비 상황 전반에 대해 보고받고 각 행사에서 제시할 메시지와 연설문 등을 점검했다. 청와대 참모들도 대통령 보고에 앞서 이날 오전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정의용 안보실장을 비롯한 수석ㆍ보좌관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의전이나 만찬, 복장,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 선물 등 주요 점검사항을 확인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인데다, ‘트럼프와의 첫 대좌’인 만큼 준비사항을 체크하고 전략을 마련하는 데 숙의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28일 워싱턴으로 출국해 △백악관 환영 만찬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펜스 부통령 등 미 행정부 주요 인사 면담 △미 의회ㆍ학계ㆍ경제계 관련 행사 △동포 간담회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굵직한 행사인 데다 백악관 측과 긴밀한 소통과 협조가 필요한 만큼 청와대도 온 관심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미국이 어떤 자세로 회담에 임하든간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별 대응 전략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9∼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의 최대 이슈는 북한 문제다. 여기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도 주요 의제로 백악관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실무적으로도 문 대통령에 대한 의전을 두고 미국 측과 이견을 조율해야 하며, 환영 만찬에서 대통령 내외가 착용할 복장 같은 세부적인 사항도 일일이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백악관 공식 환영 만찬에서 문 대통령은 연미복을, 김정숙 여사는 한복을 착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선물도 고심 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첫 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백자 사면합 한 세트를, 딕 체니 부통령에게는 청화백자 오리 1쌍을 선물로 전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고려시대 전통 활인 각궁을, 당시 결혼을 앞두고 있던 부시 대통령의 둘째 딸 제나 부시를 위해 특별히 나무 기러기 한 쌍을 선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비취 장식이 된 은제 사진액자를,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는 한국요리 책자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