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허브 런던의 굴욕…英국영은행 RBS가 인도로 가는 까닭은

입력 2017-06-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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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 위치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본사 전경. 사진=AP뉴시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본사 전경. 사진=AP뉴시스

영국 국영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영국 내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동시에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세계 금융허브 런던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BBC 방송은 RBS가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해 영국 내 443개의 일자리를 정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비용절감 차원에서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 뭄바이로 중소기업 대출 사업을 이동하는 대신 영국 내 사업은 축소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RBS 대변인은 “우리는 보다 간소해지고 작아지면서 고객 서비스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며 이러한 변화는 불행히도 영국 내 일자리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RBS 직원들에게 힘든 소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또한 영국 고객과의 접점을 잃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RBS는 지난해부터 기업 대출 사업의 중심축을 인도로 옮기기 시작했다. 이에 이미 400개의 일자리를 인도로 이동시켰다. 특히 투자은행 부문 등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하는 등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투자 기업에 변화를 예고하면서 500개가 넘는 일자리를 정리했다. 올해 3월에는 자회사인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Natwest)를 비롯해 은행 지점 158곳을 폐쇄하고 362개의 인력을 감축했고 수주 전에는 영국 내 IT 부문 인력 250명도 구조조정해, IT 일자리 일부분을 인도로 옮긴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RBS는 약 10년 전 정부로부터 450억 파운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은 이후 비용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영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RBS의 지분은 73%에 달한다.

영국 내 사업 축소를 택한 대신 RBS는 인도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인도에서 RBS는 1만2500명의 직원을 확보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RBS가 영국 납세자들을 위해 태어나고 존재하는 은행이지만 사업 확장과 이윤 확대 등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RBS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영국 중소기업연합의 마이크 체리 회장은 RBS의 중소기업 고객들이 이번 결정으로 인근 지역의 중소기업 대출 전문가가 없어 대출상담 시 콜센터에 의존해야 한다는 생각에 극도로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이웃국가로 이전할 채비를 하면서 세계 금융허브로서 런던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국영 은행마저 국내 사업 축소 움직임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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