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돼 전임자인 지우마 호세프처럼 탄핵되는 운명을 밟을지 주목된다.
브라질 연방검찰이 26일(현지시간) 테메르 대통령에 대해 부패 혐의로 형사재판 소송을 제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로드리고 자노 총장이 이끄는 연방검찰은 테메르가 세계 최대 육류가공업체인 JBS의 조에슬레이 바치스타 전 회장으로부터 약 15만 달러(약 1억7025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바치스타 전 회장은 테메르가 마치 범죄조직처럼 정치인들을 거느리면서 국영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규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대가로 뇌물을 받아왔다고 증언했다. 테메르 측 대변인은 이번 기소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테메르는 그동안 자신은 잘못된 일을 한 적이 없다며 사임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다만 테메르를 법정에 세우려면 의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에 그를 놓고 정치권과 검찰의 대립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브라질 검찰은 지난 2014년부터 대대적인 부정부패 수사인 ‘차 세차(Car Wash)’ 작전을 벌여왔다. 처음에 단순한 돈세탁 수사에서 시작됐던 이 작전은 브라질 역사상 최대 규모 부정부패 척결 운동으로 확산했다. 조사를 통해 고위 정치인과 기업인 여러 명이 감방 신세를 지게 됐으며 지금까지 이들이 물게 된 벌금도 70억 달러를 넘었다.
그러나 브라질 정치권의 부패가 너무 심해 이를 완전히 척결하는 데는 최소한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조사와 함께 정치적 혼란이 계속된 가운데 브라질은 거의 100년 만에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졌으며 지난해 결국 호세프가 탄핵을 당했다. 차 세차 작적이 시작된 이래 브라질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11% 감소했으며 수백만 건의 해고가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