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142. 이난영(李蘭影)

입력 2017-06-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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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눈물’ 부른 대중음악계 1세대 디바

이난영(李蘭影·본명 이옥례(李玉禮))은 일제강점기 조선 민중의 심금을 울린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로 유명하다. 1916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고 목포공립보통학교를 졸업했다. 16세 무렵 태양극단(太陽劇團)에 입단하면서부터 가수 활동을 했다. 이난영이라는 예명은 극단 단장 박승희(朴勝喜)가 지어주었다. 극단을 따라 다니며 주로 막간 공연을 했고, 태평레코드사에서 ‘시드는 청춘’, ‘지나간 옛 꿈’ 등 음반을 냈다.

그러다 오케(O.K)레코드사 사장 이철(李哲)의 눈에 띄어 1933년에 ‘향수’, 1934년 ‘고적’과 ‘불사조’를 연달아 내면서부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1935년 목포가 고향인 문일석(文一石)이 노랫말을 짓고 ‘타향살이’로 유명한 손목인(孫牧人)이 곡을 붙여 만든 ‘목포의 눈물’을 취입해 가요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이 밖에 ‘남행열차’, ‘목포는 항구다’ 등과 김해송이 작곡한 재즈풍의 ‘다방의 푸른 꿈’을 불러 큰 인기를 얻었다. 대중 인기투표에서는 기생 출신 가수 왕수복, 선우일선과 항상 선두를 다퉜다.

1939년 무렵 이철이 기획한 걸 그룹 ‘저고리 시스터즈’에 가담해 활동을 했다. 장세정, 이준희, 김능자, 서봉희와 함께 5인조를 결성해 노래와 춤을 곁들인 화려한 쇼를 선보였다. 색동저고리와 족두리를 쓰고 신민요를 부르기도 했고, 드레스를 입고 나와 재즈풍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1936년 오케레코드사의 가수이자 작곡가인 김해송(金海松)과 결혼했다. 두 사람은 부부이자 음악적으로 잘 통하는 동료였다. 김해송과 듀엣곡을 부르기도 했고 그에게서 곡을 받기도 했다. 해방 뒤에는 김해송과 함께 KPK악단을 이끌며 가요계를 주름 잡았다. 남편 김해송은 1930년대 후반 ‘오케그랜드쇼’를 만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쇼단을 결성해 미군 무대에 세웠다. 이들의 공연은 세련되고 모던하다는 평을 받았으며 새로운 유행을 창출했다.

그런데 한국전쟁 때 남편 김해송이 납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한 기사에서는 그가 청년단체의 간부로 활동했던 것을 노린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난영은 남편을 잃고 KPK악단을 혼자 운영하다가 미8군 쇼단을 중심으로 공연단이 재편되는 전환기에 ‘김시스터즈’를 결성했다. ‘김시스터즈’는 이난영의 두 딸(김숙자, 김애자)과 조카(이민자)로 구성된 여성 3인조 걸 그룹이었다. 이들은 미8군 무대에서 노래를 하다가 미국으로 활동무대를 넓혀 큰 인기를 끌었다. 일제강점기 애상적인 목소리로 조선인의 아픔을 위로했고, ‘저고리 시스터즈’ 활동을 통해 조선과 일본을 넘나들며 레뷰쇼를 선보였으며, ‘김시스터즈’를 미국 무대에 진출시켜 대중음악 기획자로서도 성공한 이난영은, 그 화려한 삶을 뒤로하고 1965년에 생을 마감했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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