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CJ가 김치 유산균 효능과 관련해 국제학회에서 효용성 연구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유산균 경쟁에 불이 붙었다. 롯데푸드는 롯데중앙연구소, CJ제일제당은 CJ블로썸파크를 통해 유산균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활용한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최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프로바이오틱스 콘퍼런스 2017에서 롯데중앙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한 김치 유산균이 로타바이러스를 억제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J제일제당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17 유럽알레르기학술대회에서 ‘김치 유산균 CJLP133(이하 피부 유산균) 섭취 시 아토피 피부염 어린이에 대한 임상효능’을 주제로 발표했다.
롯데푸드의 김치 유산균 연구는 장 건강에 이어 바이러스 억제 기능까지 확대한 내용이다. 로타바이러스는 5세 이하 영유아에서 급성 감염을 유발해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탈수증을 일으키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까지 한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5세 이하의 소아 1억2500만 명이 감염된다고 하며 미국에서도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소아가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심한 설사를 일으킨다.
손주완 책임연구원은 “수많은 김치로부터 락토바실러스 플랜타럼 LRCC5310 유산균을 개발했다”며 “롯데중앙연구소에서 개발한 유산균 배양물을 로타바이러스와 함께 쥐에 투여하면 7일 동안의 설사 빈도가 대조군에 비해 22% 이상 줄어들었고 상처 입은 장내 융모도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피부 유산균이 피부 상태 개선에 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증명했다. 구체적으로 면역 과민 반응에 의한 피부 상태와 식품, 집먼지진드기 등으로 알레르기 염증 반응이 증가된 아토피 피부염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측에 의하면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2~18세 소아청소년 76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피부 유산균 한 포(2g)를 매일 섭취하도록 했더니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을 표준화한 스코라드 점수(SCORAD index)가 31.6점에서 24.0점으로 낮아졌다. 특히 계란, 우유, 대두, 밀, 땅콩 등의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은 스코라드 점수가 34.3에서 24.8로,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경우에는 32.5에서 23.8로 각각 낮아졌다.
김봉준 CJ제일제당 유용미생물센터장은 “최근 식약처가 알레르기 유발식품 표시제를 시행하는 등 식품 알레르기 예방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피부 유산균 효능 연구에 주력해 한국 김치 유산균의 장점을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전했다.
이 같은 김치 유산균 연구를 바탕으로 롯데푸드와 CJ제일제당은 다양한 김치 유산균 관련 제품 출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인 김치 유산균 연구에 돌입, 2013년 12월 BYO 피부 유산균 CJLP133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피부 가려움에 효과가 확인돼 면역 과민 반응에 의한 피부 상태 개선 효과를 식약처로부터 최초로 인정받았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김치 유산균 ‘LB-9’을 함유한 우유를 출시, 450여 종의 김치에서 분류한 5000여 균종에서 선별을 통해 유산균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인 체질에 잘 맞는 김치 유산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요거트나 야쿠르트 등에 한정됐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유산균 관련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